20일 오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앞두고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관련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민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일 오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앞두고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관련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민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브랜드호텔-TV광고업체들
계약 이후 송금 과정 복잡
23일 소환 대가성 추궁할 듯

인쇄업체는 왕주현 친구 운영
전국적 배달망 없는 1인 회사


국민의당이 4·13 총선 과정에서 홍보 역량이 없는 업체들과 계약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일감을 준 선거공보 인쇄업체 B사는 왕 부총장의 친구가 운영하는 ‘1인 기업’이고, 김수민 의원이 대표로 있던 홍보기획업체 브랜드호텔이 맡았던 TV 광고는 표절 의혹이 제기돼 폐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의원 등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국민의당과 업체들 간의 비정상적 계약 과정에서 김 의원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민의당과 검찰 등에 따르면, 3월 15일 국민의당과 20억9000만 원 규모의 선거공보물 인쇄 계약을 맺었던 B사는 왕 부총장의 친구 정모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B사는 전국적인 인쇄망과 배달망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인쇄업체로 선정돼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는 식으로 국민의당 홍보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획사인 브랜드호텔이 인쇄업체를 선정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왕 부총장이 B사로 인쇄업체를 정해놓고 브랜드호텔과 연결해준 것도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B사는 3월 17일 브랜드호텔과 계약하고 홍보기획 용역비 명목으로 1억1000만 원을 지불했다.

또 브랜드호텔은 한 TV광고 제작업체를 통해 3월에 광고를 찍고 3월 19∼28일 7260만 원을 지불했다가, 당내 시연회에서 표절이란 지적이 일자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에 국민의당은 김 의원 공천 다음 날인 3월 24일 TV광고 대행업체 S사와 계약했고, S사는 브랜드호텔과 광고기획 용역 계약을 맺었다. 국민의당은 또 다른 업체에 의뢰해 새 광고를 만들었고, 제작비는 S사가 부담했다.

특히 김 의원은 3월 초에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이 됐고, 3월 17일에 당직자인데도 브랜드호텔 대표 자격으로 B사와 계약했다. 또 3월 23일 공천을 받자 다음 날 브랜드호텔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세미콜론과 계약했다. 이에 따라 일련의 비정상적 계약 과정에서 김 의원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놓고 정치자금법 위반인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오는 23일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뒤, 브랜드호텔이 S사 등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박선숙 의원도 부를 방침이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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