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이후 송금 과정 복잡
23일 소환 대가성 추궁할 듯
인쇄업체는 왕주현 친구 운영
전국적 배달망 없는 1인 회사
국민의당이 4·13 총선 과정에서 홍보 역량이 없는 업체들과 계약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일감을 준 선거공보 인쇄업체 B사는 왕 부총장의 친구가 운영하는 ‘1인 기업’이고, 김수민 의원이 대표로 있던 홍보기획업체 브랜드호텔이 맡았던 TV 광고는 표절 의혹이 제기돼 폐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의원 등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국민의당과 업체들 간의 비정상적 계약 과정에서 김 의원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민의당과 검찰 등에 따르면, 3월 15일 국민의당과 20억9000만 원 규모의 선거공보물 인쇄 계약을 맺었던 B사는 왕 부총장의 친구 정모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B사는 전국적인 인쇄망과 배달망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인쇄업체로 선정돼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는 식으로 국민의당 홍보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획사인 브랜드호텔이 인쇄업체를 선정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왕 부총장이 B사로 인쇄업체를 정해놓고 브랜드호텔과 연결해준 것도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B사는 3월 17일 브랜드호텔과 계약하고 홍보기획 용역비 명목으로 1억1000만 원을 지불했다.
또 브랜드호텔은 한 TV광고 제작업체를 통해 3월에 광고를 찍고 3월 19∼28일 7260만 원을 지불했다가, 당내 시연회에서 표절이란 지적이 일자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에 국민의당은 김 의원 공천 다음 날인 3월 24일 TV광고 대행업체 S사와 계약했고, S사는 브랜드호텔과 광고기획 용역 계약을 맺었다. 국민의당은 또 다른 업체에 의뢰해 새 광고를 만들었고, 제작비는 S사가 부담했다.
특히 김 의원은 3월 초에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이 됐고, 3월 17일에 당직자인데도 브랜드호텔 대표 자격으로 B사와 계약했다. 또 3월 23일 공천을 받자 다음 날 브랜드호텔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세미콜론과 계약했다. 이에 따라 일련의 비정상적 계약 과정에서 김 의원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놓고 정치자금법 위반인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오는 23일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뒤, 브랜드호텔이 S사 등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박선숙 의원도 부를 방침이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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