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2020년 에너지 자립섬 조성
물·바람·햇볕에서 전력 생산
디젤발전 폐지, 3902억 투입

태하리 일대에 지열 온천타운
저동지역엔 마이크로 견학단지
친환경에너지 관광화 적극추진

2036년까지 1700억 비용절감
1조4000억 경제적 효과 예상


오는 2020년 울릉도를 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섬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 사업은 인구 1만 명의 울릉도에 환경오염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만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것으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을 구축하는 것이다.

경북도는 고(高)비용 디젤발전 설비를 없애는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을 연계한 융·복합 독립형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을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도는 이 사업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현재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다.

도는 이 사업에 2020년까지 390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1단계로 2017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디젤발전을 축소하고 수력, 풍력, 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설치한다. 특히 울릉군 공설운동장 등 공공기관 건축물과 저동 지역 해안도로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2단계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울릉도의 우수한 지열자원을 활용한 지열발전과 연료전지, ESS 설비를 추가로 설치해 탄소배출 없는 발전을 한다는 방침이다.

도에 따르면 울릉도의 현재 전력 공급설비는 디젤과 수력발전이며, 총용량은 19.2㎿다. 이 가운데 디젤 발전설비는 2곳에 있으며 용량은 18.5㎿로 전체의 96%가량을 차지한다. 수력발전 한 곳은 발전설비 용량 0.7㎿로,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4% 정도를 생산한다. 디젤발전은 경유를 사용해 ㎾당 발전 단가가 내륙(육지)에 비해 3배 정도 비싸고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도 관계자는 “발전 단가가 높은 것은 디젤연료 운반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울릉도의 2013년 기준 총발전량은 6만2120㎿h로 전년도 대비 8% 이상 증가했다. 2009∼2013년 평균 부하증가율이 6.2%로 나타나 디젤발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25년부터 수요 대비 전력부족 현상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사업은 지난 2008년 경북도가 자체적으로 ‘그린 아일랜드’ 사업 계획을 수립,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2010년 4월부터 1년간 ‘대한민국 녹색섬 울릉도 조성 세부계획’을 수립, 정부 정책으로 채택됐다.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에너지 신시장 창출을 위해 울릉도를 신재생 에너지원과 ESS를 활용한 탄소 제로섬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보고하면서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도는 일조량과 바람 자원이 풍부하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바닷물 등 청정에너지 자원이 많다”며 “이 사업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과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을 활용한 에너지 소비 효율을 극대화해 울릉도를 청정섬으로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사업이 추진되는 주요 지역인 울릉군 서면 태하리 일대에 지열 온천타운을, 울릉읍 저동지역에 신재생 마이크로 견학단지를, 북면 나리분지에는 글램핑장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이미지를 부각한 에너지 프로젝트도 발굴, 에너지 관광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울릉도가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되면 2036년까지 디젤 대비 약 17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에다 국가 차원의 에너지 소비절감, 고용창출, 이산화탄소 절감을 통해 1조4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울릉도의 청정 에너지섬 부각으로 현재 40만 명인 관광객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원 경북도 청정에너지산업과장은 “신재생에너지와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을 통한 에너지 자립 실증단지 조성과 수출 모델 개발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창조경제실현을 위한 신산업 정책 실현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안동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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