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委 위상 강화 예상되는데
산업부 청와대 추천 신임 후보
에너지실선 누군지 파악도못해
전력시장 자유화 의지 의구심


전력 도·소매 분야의 민간개방과 전기요금 체계 개편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로드맵이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인 가운데, 차기 전기위원회 위원장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향후 전력시장 활성화와 규제·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로 부상했는데도, 정작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형식적 인사절차만 진행하고 있어 과연 정부가 전력시장 자유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22일 산업부는 산하 전기위원회의 오태규 전 위원장과 4명의 비상근 상임위원이 지난달 중순 부로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최근 신임 위원장 후보를 청와대에 추천했다. 2001년 출범한 전기위원회는 발전, 전력 도·소매 시장, 계통 등에 대해 관리 감독 및 규제 역할을 맡고 있다. 전기위원회는 출범 당시 김대중정부가 전력시장 개방을 추진 중이어서 감독 기능 강화를 위해 사무국을 포함해 5개 과로 출발했지만, 시장 개방이 좌초된 후 유명무실화하며 현재는 과장급 1명의 사무국만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발표, 전력시장 소매부문의 민간개방을 천명함에 따라 전기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다시금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전력시장의 민간 개방이 이뤄지고 시장참여자들이 늘어나게 되면 방송·통신 분야나 금융 분야와 같이 규제·감독기관의 기능과 위상도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기위원회가 개방된 시장의 진흥 역할과 함께 감독역할도 제대로 하려면 산업부에서 분리된 독립기관이 돼야 하고, 위원장도 전문성뿐만 아니라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위원장 임기가 3년이어서 차기 위원장은 로드맵 발표 이후 차기 정부에서 본격화될 전력시장구조개편의 첫 번째 선봉장이 돼야 할 책임도 지게 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산업부는 ‘이름뿐인’ 전기위원장 선정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에너지자원실 라인은 어떤 후보가 추천돼 청와대로 보고가 됐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전력시장 개방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정부가 이를 이끌어갈 수장 인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대충’하는 모양새다. 조성봉(경제학) 숭실대 교수는 “전력시장 개방이 차기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라며 “시장을 관리·감독할 전기위원회의 역할·기능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위원장도 이에 적합한 인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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