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도 후에도 軍은 모르쇠
美軍 의존도 검토 필요성도


북한이 22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예상을 뛰어넘는 미사일 기술을 과시한 가운데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일 간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지 않아 북한 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세 나라 사이의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이 미·일 공조로 미사일방어(MD)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의 군사위성 수집 및 탐지 정보에 북한의 동향을 의존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4일 국방부는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날 오전까지 ‘성공’과 ‘실패’ 여부에 대해서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미사일 탐지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군이 무수단의 발사 징후에서부터 비행까지의 정보를 독자적으로 정확히 분석이나 했는지 의문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 21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무수단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지만 당시 우리 군 관계자들은 “임박한 징후는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당시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 2대를 강원 원산으로 전개한 상황이었다. 우리 군이 미군 측으로부터 사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 받았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모르쇠’로 일관한 군의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4000㎞로 일본 전역과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세 나라 사이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위해 한·일 GSOMIA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미·일 측에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미·일은 2014년 12월 세 나라 간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한 상태지만 이 약정은 한·일 간 비밀 정보를 공유할 경우 미국을 거쳐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일본 측의 거듭된 한·일 정보 공유 요청에도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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