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미술사학자 최순우(1916∼1984)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선생이 각별히 아꼈던 문화재들을 관련 글과 더불어 선보이는 소장품전을 마련했다. 국보를 포함한 문화재 및 선생 특유의 명쾌하고 유려한 글과 더불어 한국미,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최순우는 ‘한국미술 오천년전’ 등의 전시, 명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 등을 통해 한국의 미를 알리고 한국 미술사의 기틀을 세웠다. 문화재를 지키고 보존하는 데 앞장섰고, 특유의 심미안과 해석을 담아낸 글로 한국의 미와 독창성을 예찬하고 일깨웠다.
3개 층 상설전시관 9개 전시실에 ‘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이란 안내문과 함께 선보이는 명품은 21점. 백자실 달항아리(사진)에 ‘원의 어진 맛은 그 흰 바탕색과 아울러 너무나 욕심이 없고 너무나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란 선생의 기록이 더해졌다. 또 선생이 ‘무엇인가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함’이라고 표현했던 국보 83호 반가사유상(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이 나왔던 ‘한국과 일본의 국보 반가사유상 전’은 지난 12일 국내서 막을 내리고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 전시 중)은 ‘최순우 전’ 기간 중 3층 불교조각실에서 만날 수 있다.
또 ‘고요한 시간에 먼 곳에서 옆 얼굴을 바라보노라면 일점 속기 없는 신비로운 검은 영상이 마치 슬픈 마음처럼 가슴을 일렁이게 해줄 때가 있다’(10세기 고려 철조불좌상), ‘수다스러운 듯 싶어도 단순하고 화려한 듯 보여도 소박한 동심의 즐거움을 표현’(18∼19세기 조선 나전칠 빗접)이라는 선생의 글을 통해 우리 미술의 격조와 정체성을 읽어낼 수 있다.
이 밖에 1층 통일신라실의 돌함과 뼈단지, 2층 서예실 ‘김홍도 서첩’ 및 3층 조각공예관의 모란무늬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분청사기 등 3개 층에 놓여 있는 전시작 21점의 위치를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높이 13m의 불화인 상주 북장사 괘불 등 박물관의 기획전까지 만날 수 있다. 이 여름에 무료로 이보다 더 진귀한 구경거리가 또 있을까 싶다.
미술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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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세미의 미술산책’을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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