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렉시트’ 이끈 보리스 존슨… 英 차기총리로 떠올라

8년동안 런던 市政 이끌며 추진력 강한 정치인 이미지
즉흥연설로 대중 사로잡아… 트럼프보다‘논리적인 괴짜’


헝클어진 금발, 거침없는 발언, 대중 친화적 행보.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영국의 보리스 존슨(52) 전 런던시장을 표현하는 공통된 수식어다. 비슷한 외모의 두 사람은 지금 국제 지형을 흔들고 있는 고립주의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정치적으로 궤를 같이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끌어낸 존슨 전 시장은 터키계 이민자 후손으로 뉴욕에서 태어나 벨기에 브뤼셀에서 자랐다.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기자 출신으로 2001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존슨 전 시장은 트럼프보다 논리적인 ‘괴짜’로 평가받는다.

2008년 런던시장에 당선된 후 연임에 성공해 8년간 시정을 이끌며 대중교통 음주 금지와 2012년 런던올림픽 성공적 개최 등으로 추진력 강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즉흥 연설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드러나듯 결정적인 순간 전략적인 판단 역시 뛰어나다. 과거 무역 자유화를 지지하며 EU 잔류가 유리하다는 주장을 폈던 존슨 전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위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맞서며 브렉시트 운동에 앞장섰다. 결국 브렉시트를 현실화시킨 존슨 전 시장은 24일 승리 연설에서 “우리가 지금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고, 영국 언론들은 그가 언급한 ‘영광스러운 기회’가 존슨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머런 총리의 사퇴로 당장 유력한 차기 총리로 떠오르고 있는 존슨 전 시장은 숨 고르기에 나서며 지지층 확대를 꾀했다. 그는 26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브렉시트 후에도 영국은 EU와 자유무역 등 파트너십을 이어갈 것이다”라며 “EU 탈퇴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경제는 안심할 수 있다”고 밝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가 보수당 의원 절반의 지지를 받았고 결국 국민의 선택까지 받아 존슨 전 시장이 차후 보수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존슨 전 시장의 정치적인 주장들은 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트럼프와 유사하다. 우선 그가 중심이 된 브렉시트 찬성 운동 측 구호 ‘우리나라를 되찾자(Take back our country)’는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와 닮아있다. 과거 제국의 영광을 되찾자는 두 사람의 주장은 고령이면서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저소득 백인의 지지를 이끌어내 공화당 후보 선출과 브렉시트 국민투표 승리를 이뤄냈다.

국경 통제를 통해 이민자를 차단하겠다는 정책도 두 사람의 인기 비결이다. 존슨 전 시장은 “EU법 때문에 외국인 범죄자들을 국외로 추방하기 어렵다”며 “브렉시트와 함께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으며 무슬림 임시 입국 금지를 제안해 반(反) 이민 정서를 적극 수용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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