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英·유럽 잃을 위기 처해
유럽과의 동맹 최우선에 둬야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7개월여 남겨두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수렁에 빠졌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중동·러시아 비개입주의 전략이 슈퍼 파워의 부재현상을 낳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고립주의 확산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전후 70여 년간 공들여 쌓은 국제주의가 미국의 앞마당인 영국과 유럽에서 무너져 내리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이례적으로 사설을 통해 “아시아에서의 동맹 구축을 우선시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큰 시험에 빠졌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과의 동맹 관계를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고 충고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는 데 몰두하다가, 정작 가장 중요한 동맹인 영국·유럽을 잃게 생겼다는 지적인 셈이다. NYT는 “EU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전후 미국이 유럽과 함께 만들어낸 규칙에 근거해 설립된 기구들”이라면서 “이런 기구들을 중심으로 한 미국·유럽의 촘촘한 동맹 관계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NYT는 미국이 유럽과의 동맹 재구축에 실패하면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 축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중동 정책이 크게 흔들리고, 기존 세계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러시아·중국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NYT 등은 영국이 EU 탈퇴 이후에도 유럽의 집단안보기구인 나토에 남도록 설득해야 하며, 유럽 정책을 독일·프랑스 중심으로 새롭게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이날 “미국이 유럽의 핵심 동맹인 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는 독일을 동반자로 삼으면 전 세계적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미·영 간 특별한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오바마 대통령도 이란 핵 합의·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등을 통해 쌓은 외교·안보 업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