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을 찾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을 찾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이 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이 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충격에 빠진 런던 르포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건가”
“캐머런·코빈 모두 물러나라”
“경제·교육·복지 나아질 것”
사흘 지났지만 아직도 팽팽

3만5000여명 시위참여 의사
스코틀랜드는 EU 잔류 모색


유럽 금융의 중심지 런던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선거 결과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런던은 이번 국민투표에서 잔류를 지지하는 이들이 더 많았던 만큼 시민들이 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지난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영국국민의 51.9%는 EU탈퇴를 선택했고 EU잔류는 48.1%에 그쳐 영국의 EU탈퇴가 공식화했지만, 런던 시민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선거 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런던은 국민투표에서 33개 자치구 중 28개 자치구에서 EU 잔류 투표율이 높게 나오는 등 잔류 진영의 핵심이었다. 26일 영국 대법원 앞에서 만난 조너선 님모(21)는 “대학에서 금융 관련 공부를 하고 시티(영국 금융가)에서 일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한 뒤 많은 은행이 영국 인력을 줄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일자리를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깁스를 한 팔에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IN’ 스티커를 붙이고 지하철에 앉아있던 데이비드 모건(49)은 “투표 결과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인은 이제 EU 국가를 방문하려면 비 EU 국민 입국 심사 쪽에 긴 줄을 서야 하고, EU 국가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탈퇴를 선택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서커스에서 만난 매트 하비(51)는 “두 딸이 모두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데 ‘브렉시트 때문에 회사들이 마케팅 관련 비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어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고 걱정한다”며 “브렉시트 반대 선거 운동을 제대로 못 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뿐 아니라 반대 운동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EU 탈퇴 결정이 영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환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트래펄가 광장에서 만난 제이미 왓츠(33)는 “영국이 EU에 낸 분담금을 100이라고 하면 EU에서 영국이 다시 돌려받은 액수는 60도 안 됐다”며 “이 비용을 이제 온전히 영국민을 위해 쓸 수 있게 됐으니 오히려 경제나 복지, 교육 등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서커스 주변을 걸어가던 크리스 피어슨(41)은 “데이비드 베컴이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서 잔류에 투표하라고 했지만 베컴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거나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는 아이들”이라며 “난민과 이민자들 때문에 학교가 부족해서 정작 영국 아이들이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제는 그런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브렉시트를 둘러싼 대립이 국민 투표 이후에도 계속되면서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브렉시트 반대 지지자들은 오는 28일 트래펄가 광장에서 국민 투표 결과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이미 3만5000여 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 재투표 청원 움직임도 있다. 영국 하원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 ‘투표율이 75% 미만이고 탈퇴나 잔류 어느 쪽이든 60%가 되지 않으면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올라온 청원에 서명한 사람은 27일 오전 2시 30분(현지시간) 현재 356만여 명을 넘어섰다. 하원은 청원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정식 논의 여부를 검토해야 하지만 그동안 영국 정부가 재투표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재투표 가능성은 없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주민 62%가 잔류에 투표했던 스코틀랜드는 EU 잔류를 위한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25일 영국의 EU 탈퇴 법적 절차 진행을 방해하는 것을 포함해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투표 당시 독립 지지 득표율은 45%였지만 브렉시트 투표 이후 독립 지지 여론이 59%까지 오르는 등 EU 탈퇴 결과에 대한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김석 런던 = 국제부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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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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