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후보 선정부터 저지
10월 당원투표 앞두고 내전

노동당 예비내각 10명 사퇴


국민투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결정이 나면서 영국 정치권도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브렉시트를 놓고 양분됐던 집권 보수당은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내홍이 깊어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에서는 제레미 코빈 당수에 대한 국민 투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예비 내각 의원 10명이 자리를 물러나는 당내 반란이 벌어졌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보수당에서는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물밑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재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다. 존슨 전 시장은 이날 지지자들과 모임을 여는 등 차기 총리에 오르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와 보수당 내 브렉시트 반대 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보수당은 차기 총리가 될 새로운 당수 후보를 먼저 의원들이 2명 선정한 뒤 오는 10월 전당대회에서 당원 15만 명의 투표로 뽑게 된다.

캐머런 총리 진영은 25일 존슨 전 시장을 후보 2명이 선정되는 1단계부터 탈락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캐머런 총리 진영은 1단계에서 저지에 실패할 경우 10월 당원 투표에서 존슨 전 시장이 총리가 되면 보수당 내분은 물론 양분된 영국의 민심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막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를 놓고 시작된 보수당 내전 상황은 자칫 10월 전당대회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은 예비 내각 의원 10명이 제레미 코빈 당수의 능력을 문제 삼으며 무더기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당내 반란이 일어나면서 내분 상황에 빠졌다. 26일 코빈 당수는 자신이 당수로 있는 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한 힐러리 벤 예비내각 외무장관을 해임했다. 하지만 해임 사실이 알려지자 헤이디 알렉산더 예비내각 보건장관이 “EU 탈퇴 투표와 연관해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입을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며 사임했다.

25일에는 마거릿 호지와 앤 코페이 노동당 하원 의원 2명이 이번 국민투표에서 노동당 텃밭 지역들에서조차 EU 탈퇴가 우위로 나온 건 코빈 당수가 노동당 지지층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코빈 당수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기했다. BBC는 코빈 당수 불신임안이 27일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며 28일에 비밀투표가 열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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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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