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P차이 트럼프 앞질러
브렉시트로 ‘反주류’ 확산
‘트럼프 열풍’ 우려 커지자
공화 주요인사도 “퇴출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끌어낸 대중의 분노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하지만 미국에서 언제든지 브렉시트와 같은 분노가 트럼프 열풍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태여서 클린턴 캠프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당선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이날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51% 지지율을 얻으면서 트럼프(39%)를 12%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이는 지난 5월 같은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46%)에게 2%포인트 뒤졌던 것을 한 달 만에 뒤집은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이 조사에서 두 자릿수 차로 트럼프를 따돌린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 23일까지 실시된 것이어서, 브렉시트 여파가 제대로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반(反)주류·기득권 정서가 확산하면서 트럼프 당선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WP의 칼럼니스트인 캐슬린 파커는 26일 “여러 측면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브렉시트’로, 트럼프 지지자들과 영국인들은 기득권층과 관료주의가 국가의 문제라고 보면서 이를 탈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커는 “클린턴 전 장관이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처럼 되지 않으려면 트럼프 지지자들이 말하는 국가 정체성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허핑턴포스트의 편집장인 앤디 맥도널드는 “이제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출구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데, 이는 트럼프를 영원히 미국에서 밀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캠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클린턴 캠프는 이날 공개한 30초 분량의 선거 광고에서 “모든 대통령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안들로 시험을 받는데, 트럼프는 오히려 그런 사안들로부터 어떻게 자신의 골프장이 이득을 얻을지만을 생각한다”면서 “불안한 시대에 불안한 대통령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공화당에서도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 지지를 거부, ‘트럼프 퇴출’을 뜻하는 ‘트렉시트’(트럼프와 출구를 의미하는 엑시트를 합친 신조어) 운동이 불붙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넬(켄터키) 상원의원은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즉답을 피했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 전 장관은 “정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부 대의원들도 공화당 경선 규정에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를 자유롭게 뽑을 수 있는 ‘양심 조항’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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