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횡단 시낭송’ 내달 6일 모스크바 가는 문정희 시인

“칠레, 아르헨티나 이어 이번엔 러시아로…한국의 시 더 알릴 거예요.”

한국 문단의 대표적 작가 문정희(69·사진) 시인이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과 패기로 전 세계에 한국 문학을 알리고 있다. 문 시인은 지난 14일까지 약 보름 동안 지구 반대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시 낭독 행사에 참여한 데 이어 오는 7월 6일엔 러시아어 번역 시집 ‘바람의 눈을 따라’를 들고 모스크바로 향한다.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문학의 밤’ 행사에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초청돼 시를 낭독할 예정이다.

문 시인은 26일 “남미 문학 행사에 참석하고 귀국한 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감동과 흥분이 가시지 않고 있다”면서 “내 작품과 한국문학이 해외 곳곳에서 조명받는 것에 무척 힘이 나고, 이번 러시아 행사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바람의 눈을 따라’는 ‘지금 장미를 따라’(민음사)의 러시아판 제목이다. 러시아 최대 출판사인 루드미노에서 나왔다.

문 시인은 “루드미노는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을 탄생시킨 세계적인 출판사라 현지에서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들었다”며 “또 모스크바대 국립외국어대의 예카테리나 포홀코바, 마리아 솔다토바 교수가 공동 번역을 맡아 한층 신뢰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시인의 시집은 현재 11개국에 약 15종이 나와 있으며 최근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민음사를 통해 펴낸 ‘나는 문이다’는 스페인어와 영어로 번역됐으며 곧 쿠바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문 시인은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도 ‘문학 한류’를 실감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는 주칠레한국대사관과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한국문학의 밤’ 행사에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제11회 국제 시 페스티벌에 초청돼 시 낭독회를 하면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메르카도 델 프로그레소라는 전통시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꽃의 선언’을 낭독할 때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문 시인의 시를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온 문정희 시인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며 “마치 불꽃 같았던 시인은 남성우월주의, 물질만능주의 사회 속에서 여성의 복권을 주창한 시를 낭송하며 그의 강하고 극적인 목소리로 시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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