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서울 코엑스를 찾은 글로벌 의약품 전문가들은 바이오의약품 급성장을 예견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왼쪽부터 톰 파이크 퀸타일즈 회장, 줄리 거버딩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센터장, 브라이언 구 JP모건 아시아 퍼시픽 M&A 대표,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약처 제공
⑬ 바이오의약품산업 현황과 전망
의약분야 통합 새 트렌드 부상 국내 바이오 생태계 육성 위해 産學官 협력·안정적 지원 필수 글로벌 투자자와 협력도 중요
바이오시밀러 지침서 개발 등 차세대 핵심산업 도약 뒷받침
“바이오의약품은 태풍의 눈입니다. 개혁을 주도하려면 기술력은 물론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톰 파이크 퀸타일즈 CEO) “에볼라 등으로 효과적인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혁신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합니다.”(줄리 거버딩 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센터장) “전 세계 수많은 투자자가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재정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브라이언 구 JP모건 아시아 퍼시픽 M&A 대표)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찾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은 바이오의약품 미래 청사진을 이처럼 전망했다.
이들은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도적·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각종 규제 철폐는 물론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도 강조했으며, ‘신속성’과 다국적 기업과의 협동도 주문했다. 국내외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전략에 대해 세계 거장들의 분석을 통해 점검해 봤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경쟁력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아시아지역 대표인 브라이언 구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바이오 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주목했다. 구 대표는 “바이오 시밀러는 엄청난 기회의 시장”이라며 “특허문제만 잘 해결하면 평균 20억 달러(약 2조3600억 원)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형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한국의 생물 의약품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생산계약을 많이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을 바이오 허브로 만드는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바이오 시밀러 허가를 받으려는 업체들은 현재 시장의 10배 정도”라며 “블루오션은 맞지만, 개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퀸타일즈의 톰 파이크 CEO는 “한국의 바이오 시밀러는 고품질 제품과 글로벌 수준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다만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바이오 시밀러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하는 만큼, 앞으로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제네릭(복제약) 시설에서 바이오 시밀러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 위한 조건은 = 구 대표는 “바이오 시밀러는 단기간에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또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는 바이오 특화 기업이 적기 때문에 규제에 대한 이해가 높고 전문성과 자본이 있는 글로벌 투자자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안정적 기업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이크 CEO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첫 번째는 산·학·관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신력 있는 규제기관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지원과 재정적 지원을 통해 제품 개발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파이크 CEO는 “반면 의약 분야 통합은 앞으로 5∼10년간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특히 한국은 기술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고 다른 산업과 연결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통합에 있어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파이크 CEO는 “한국의 제약사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중요하다는 자세를 갖고 다국적 기업들과 좀 더 많은 통합을 해야 한다”며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국적 기업과 협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줄리 거버딩 전 CDC 센터장은 “정부는 질병으로부터 공중보건을 지켜야 하고, 동시에 바이오산업도 육성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거버딩 전 센터장은 “미국에서 혁신적 바이오 기업이 많이 나오는 것은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미국정부는 350억 달러(약 41조1500억 원)라는 많은 금액을 기초과학에 투자함으로써 혁신의 씨를 뿌리고 있어 이를 통해 바이오 기업이 창업하고 신기술을 개발한다”며 “정부는 기업 활동 및 창업, 생산이 모두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바이오 생태계를 전체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 역할은 = 정부는 바이오 신산업 성장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포함한 여러 부처가 협력해 바이오헬스 신산업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손여원 식약처 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정부는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선점을 위해 선제적인 규제와 심사를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도록 허가심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면서 “바이오 시밀러의 경우 하나의 임상을 통해 다양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침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많은 R&D가 진행되고 있는데, 전담 컨설턴트 등을 지정해 제품 개발에 시행착오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 시밀러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시판하는 등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바이오의약품이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