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부모 서훈 검토 가능”
朴처장 발언에 野 “사퇴하라”
세번째 해임안 발의 집중포화
제11공수부대 광주 시가행진
2013년에도 같은 행사 진행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국민 다수 정서 고려한 사항”
보수진영 “사퇴 절대 안된다”
야권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을 향해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보훈처가 2012년 김일성 외삼촌에게 훈장을 부여한 사실을 거론해 이른바 야권 발 ‘종북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과열경쟁이 박 처장을 둘러싸고 기존 입장이 뒤바뀐 논쟁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일성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보훈처가 건국훈장 애국훈장을 준 사실을 거론하며 “6·25전쟁을 일으키고 현재도 핵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김정은 일가가 서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보훈처장은 사퇴해야 한다. 대한민국 상식과 정체성에 대해 보훈처장이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노동당 대변인, 진보신당 부대표 등을 지냈다.
박 의원은 김일성의 부모 김형직과 강반석에게도 서훈을 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박 처장이 “검토해 보겠다”고 답하자 “김일성 일가에 대한 서훈은 통일 때까지 유보되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29일 “박 보훈처장 지시로 북한 고위층과 관련된 독립운동 등 서훈 대상자에 대해서는 새로운 심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혀 서훈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공세는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박승춘 해임’이라는 상징적 결과물을 얻으려는 정치적 의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은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를 박 처장이 끝까지 거부하자 지난 23일 박 처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박 처장 해임건의안은 2013년 11월, 2015년 5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야당은 또 보훈처가 5·18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된 제11공수특전여단이 참여하는 6·25전쟁 기념 시가행진을 광주에서 추진하자 박 처장 해임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그러나 보훈처가 2013년 같은 행사를 진행했고, 당시 11공수여단은 행진뿐만 아니라 금남로에서 특공무술까지 했지만 별다른 반발이 없었다는 점에서 야당 주장에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처장은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무산 등은 정당한 업무였다”고 주장했다.
물론 정치권 내에서는 박 처장이 정부 부처의 수장으로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어휘 선택이나 대응방식 등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문제를 최소화해야 했는데 오히려 자신의 소신이나 청와대의 의중에 지나치게 얽매여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야당이 표심을 의식해 무리한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희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무총장은 “국가를 수호한 군대가 승전을 기념해 행진하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흔하게 진행하는 행사인 데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도 국민 다수 정서를 고려하면 충분히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를 구실삼아 야권에서 박 처장 해임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에 어긋나는 정치투쟁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윤희·최준영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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