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서 결론 못내고 2차 회의 재논의… 1시간후 “물러나겠다”
29일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사건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기까지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안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국민의당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최고위 회의를 연기하고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 대표직 사퇴 등)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책임론을 강하게 꺼냈지만, 최고위원들이 “안 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만류해 일단 결정을 보류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간담회 도중 다른 일정으로 이동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책임진다고 해서 당이 수습되겠나”라며 “나는 (간담회에서)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간담회 전 통화에서 “지금 안 대표 없는 국민의당은 생각할 수가 없다”며 “사퇴를 만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에서 대부분의 최고위원이 이 같은 의견을 안 대표에게 전달하면서 안 대표가 사퇴 의사를 접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한때 나돌기도 했다.
1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전 10시 열린 공개 최고위에서 안 대표는 짧게 “제 입장에 대해서는 추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것도 있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개혁할 것은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비공개로 전환된 최고위에서 거취 문제가 재논의됐다.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고위가 열리는 당 대표실을 떠났던 박주현·이상돈 최고위원 등도 대표실로 돌아왔다. 안 대표가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당직자들에게 당헌 규정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재논의가 시작된 지 1시간이 넘은 11시 30분 안 대표와 천 대표는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안 대표는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의 충정에서 나온 여러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저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동하·김다영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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