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프랑스 리옹의 축구경기장 ‘스타드 데 뤼미에르’. 인구 33만의 아이슬란드에 패하며 유로 2016 8강에서 탈락한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채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 패배로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50년째 무관에 그쳤다.

24일 영국 런던의 의회 광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년들이 눈물을 흘리며 분노했다. 브렉시트가 확정되며 EU가 창설된 지 23년 만에 유럽 통합의 기조에 금이 가고 영국은 대혼란에 빠졌다.

영국 축구는 더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영국에서는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연방국가의 단일팀 구성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존심 탓에 갈라선 이들 연방국은 월드컵과 유로 등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단일팀을 구성하지 못했다. 단 한 번,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을 맞아 단일팀 구성을 시도했지만 잉글랜드 선수 중심에 웨일스 선수 일부가 참여한 반쪽 팀을 구성하는 데 그쳤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팀에 8강에서 패했다. 그렇게 축구 종주국 영국은 몰락했다. 일부 전문가는 영국을 더 이상 축구 강국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EU 탈퇴파들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다시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자들을 차단해 내국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경기를 활성화하고, 국경을 막아 잠재적 테러 위협을 차단해 위대한 대영제국을 부활시킬 수 있다며 ‘신(新) 고립주의’를 내세웠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영국을 반쪽으로 만들었다. 지역과 세대에 따라 국론은 분열됐고,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영국이 더 이상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영국 축구대표팀 로이 호지슨 감독은 아이슬란드전 패배 직후 전격 사퇴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브렉시트 확정 직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새로운 감독과 총리가 온다고 몰락한 대표팀과 분열된 영국을 재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통합주의로 반쪽이 된 영국에 진짜 필요한 것은‘함께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닐까.

김대종 국제부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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