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학교전담경찰관 2명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학생들을 선도하기는커녕 ‘연인’으로 사귀면서 성관계까지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이 29일 이 같은 내사 진행 상황을 공개한 뒤 “물의를 일으킨 경찰관 1명이 상대방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어 형법상 처벌이 어렵다”고 말해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상급 기관인 경찰청은 “철저한 감찰 조사를 통해 강제로 성관계를 한 정황이 있는지 파악한 뒤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부산 경찰의 발표 내용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부산경찰청 지휘 라인 등에 대한 경찰청 차원의 징계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도 주목된다. 경찰청은 또 해당 경찰관들이 이미 사직해 ‘민간인 신분’이라는 부산 경찰 해명에 대해서도 “의원면직 처분을 취소해 징계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엄단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부산 경찰에서 사건을 은폐하거나 부실 대응한 정황이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전날 감찰팀을 부산에 내려보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앞서 부산경찰청은 학교전담경찰관 2명이 담당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진 사건 내사 진행 상황을 밝혔다. 부산 연제경찰서 정모(31) 전 경장은 지난해 6월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A(17) 양을 알게 됐고, A 양이 고교에 진학한 뒤 자기 관할이 아닌데도 계속 만나면서 수차례 성관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정 전 경장의 부인에게 불륜 사실이 알려졌고, A 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부산 사하경찰서 김모(33) 전 경장은 3월부터 자신이 담당하는 고교 1년생 B(17) 양과 사귀다 지난 4일 차량 안에서 육체적 관계를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부산 경찰은 “만 13세 미만이라면 강제성 없는 육체 관계라도 의제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17세 이상 여학생들과의 애정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부산 경찰 관계자는 “정 전 경장의 경우 강압, 위계, 금품 지급 등에 얽힌 성관계가 아니라 형사처벌이 어려울 것이고, 김 전 경장은 강압성 여부를 추가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경찰을 지휘하는 경찰청은 두 전직 경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관계 경위에 대해서도 진상이 밝혀지는 대로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등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미 퇴직금이 지급된 김 전 경장에 대해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금 환수 조치를 요청했고, 아직 지급되지 않은 정 전 경장에 대해서는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