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와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투자 축소는 국내외 건설산업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SOC 투자 감소와 해외 저유가 지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엽합(EU) 탈퇴) 등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은 단순 공사 수주로는 건설사들이 더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한국 건설사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 발주공사 수주를 통한 단순 시공업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건설 프로젝트 창조에 나서야 한다. 국내에서는 주택산업에 의존하고 해외에서는 단순 시공업에 머무를 경우 도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어느 건설사보다 뛰어난 기획력과 시공 능력을 발판으로 도약하고 있다. 토목과 건축, 인프라 사업 등에 첨단 정보기술(IT)을 적용하고 기획능력을 바탕으로 디벨로퍼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짓고 있는 ‘마리나 사우스(Marina South) 복합개발사업’도 기획과 시공기술 능력을 바탕으로 수주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사업은 지난 2013년 싱가포르 현지에서 총 13억2400만 달러(약 1조4550억 원)에 GS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했다. 말레이시아 국부 펀드 카자나(Khazanah)와 싱가포르 국부 펀드 테마섹(Temasek)의 합자투자회사인 M+S Pte. Ltd에서 발주한 공사다. 싱가포르 도심에 주거와 오피스, 상업 복합시설을 신축하는 대형 건축공사다. 현대건설 지분은 60%로 7억9400만 달러다.
현대건설이 지난 1981년 싱가포르에 진출한 이래 수주한 공사 중 최대인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사업은 2만6300㎡ 부지에 지하 4층부터 지상 30∼34층 규모의 4개(사무동 2개, 주거동 2개) 건축물이 중앙 광장을 둥글게 둘러싸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저층부에서 시작된 사람 심장 모양의 유선형 루버(louver·지붕 창)가 4개의 건물을 아우름과 동시에 타워 꼭대기까지 연속되면서 바다의 잔잔한 파도를 연상시키는 빌딩 외관을 형성한다. 현대건설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층마다 다른 평면을 구성, 반듯한 기둥이 하나도 없을 정도의 고도 기술을 요구하는 설계를 했다.
현대건설은 공사기간 단축과 품질 개선을 위해 사무동 빌딩의 시공 방식도 과감하게 혁신했다. 애초 철근콘크리트 구조(RC)인 것을 ‘철골·덱’ 구조로 변경하는 등 복잡한 슬래브 구조를 단순화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공기 단축 효과도 얻었다. 또 지하 4층까지 굴착과 바닥 골조공사, 지상층 골조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톱다운(Top-Down)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으로 지하 공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인근 지하 터널과 지하철 등 주변 구조물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7월 현재 공사 현장은 사무동과 주거동의 지붕 층 골조공사 작업 완료 후 건물 외벽 커튼월(Curtain Wall) 및 전반적 마감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률은 80% 수준이다.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현장은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하루 45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100여 대의 차량, 장비가 동시에 가동되고 있다.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는 “초고층 건축물을 신축하는 현장인 만큼 고층과 지하층 작업 안전, 낙하물에 대한 안전대책 등이 필수 관리 요소”라며 “사전 작업허가서(Permit to Work) 발행을 통한 3단계 확인 점검을 반복해 작업자의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첨단 시공 공법과 싱가포르에서 보기 드문 내부 구조, 편리하고 안전한 첨단 주거시스템, 공기 단축 등은 싱가포르 건설업계에서 이미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건물 주거동의 경우 80%가량이 입주 계약을 마쳤으며, 오피스동은 주요 다국적 기업의 사전 계약이 잇따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사업 오피스 4층과 15층 및 옥상에는 천장을 높게 한 가든 라운지를 조성해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그린마크 최고 등급인 플래티늄과 리드 플래티늄 인증을 받았다.
현대건설 해외영업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이미 마리나스퀘어, 선텍시티, 아시아스퀘어 타워 등 초고층 빌딩 10여 개를 성공적으로 준공해 시공능력을 입증받았다”며 “오는 12월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싱가포르의 복합개발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1981년 플라우 테콩 매립공사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에 진출, 현재까지 총 82건, 135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수주했다.
김순환 기자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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