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공연에 호른 연주자로 함께 출연하는 아버지 알렉산더 아키모프(왼쪽) 씨와 아들 세르게이 씨가 4일 연습실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공연에 호른 연주자로 함께 출연하는 아버지 알렉산더 아키모프(왼쪽) 씨와 아들 세르게이 씨가 4일 연습실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옛 소련 벨라루스 출신 알렉산더-세르게이

“제가 KBS 교향악단에서 일할 때 서울시향 연주를 들을 때마다 좋은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아들이 몸담고 있는 곳이어서 함께 연주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성사돼 기쁩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탄생일(7월 7일)을 맞아 7, 8일 양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는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 공연에 옛 소련인 벨라루스 출신의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호른 연주자로 출연한다. 첫 리허설이 열린 4일 세종문화회관내의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만난 아버지 알렉산더 아키모프(63) 씨는 “내가 직접 호른을 가르쳐준 아들과 한 공연 무대에 서게 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씨는 KBS 교향악단 호른 부수석 출신으로 현재 수원대 음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번 서울 시향 공연에 객원 연주자로 참여한다.

“이것저것 악기 만지기와 불기를 좋아하는 저를 유심히 지켜본 아버지가 12살 때부터 호른을 가르치기 시작하셨어요. 이렇게 큰 공연에 아버지와 함께 출연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공연에 마침 객원 연주자를 구한다고 해 아버지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

아들 세르게이(32) 씨는 외모는 외국인이지만 해외 유명 연주자가 와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면 한국 학생들에게 통역을 해줄 정도로 한국말을 잘한다. 서울예술고, 서울대 음대와 미국 매니스 음대(Mannes College of Music)에서 공부했으며 서울시향에서는 2010년부터 호른 연주자로 활동중이다. 현재 귀화를 신청해 심사만 기다리고 있다. 이들 부자 외에도 가족 중에 음악인이 많다. 알렉산더 씨의 부인 베라 아키모바(59) 씨는 음악이론을 전공해 아직도 대학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세르게이 씨의 한국인 부인 이민지(26) 씨도 촉망받는 피아니스트다.

이번에 독일 출신의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지휘 아래 연주되는 말러교향곡 1번 ‘거인’은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곡으로 통한다. 그러나 작곡 당시 28세이던 말러가 청춘의 환희와 정열, 절망을 한데 모아 대담하게 엮어낸 작품이어서 연주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곡이다.

“교향곡 1번에는 중간중간 변화가 많기 때문에 높은 곳부터 낮은 곳까지 음 대역이 큰 호른 연주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4악장 종반부(클라이막스에서)에서는 ‘좌절을 딛고 일어선 거인의 승리’를 뜻하는 상징적 행위로 호른 주자 8명이 모두 기립해 연주합니다.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아버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어요.”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