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절친 ‘뮤지컬 한판 승부’
가요계를 대표하는 가창력 ‘지존’ 케이윌과 휘성이 올여름 TV 밖에서 가왕(歌王)전을 벌이고 있다. 대형 뮤지컬에서 나란히 주연을 맡은 것.
가수로서의 명성은 잠시 내려놓고, 각각 콰지모도(노트르담 드 파리·왼쪽 사진)와 엘비스 프레슬리(올슉업·오른쪽)라는 가면을 썼다. 뮤지컬 무대에서 두 사람은 아직 신인. 그러나 케이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콰지모도와 잘 맞아떨어졌고, 휘성은 풍부한 성량과 화려한 기교로 프레슬리의 히트곡을 맛깔스럽게 요리했다.
최근 케이윌은 ‘태양의 후예’ 주제곡 ‘말해 뭐해’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휘성은 경연 프로그램 ‘판타스틱 듀오’에서 활약하고 있는 터라 더욱 주목된다. 게다가, 두 사람은 지난 6월 합동 콘서트를 열 만큼 절친한 친구 사이. 대결이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 이유다.
◇ 케이윌이 잇는 ‘100만 뮤지컬’ 명성 =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케이윌은 과감하게 노트르담 드 파리(연출 질 마외)를 선택했다. 최근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10년 넘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케이윌은 국내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뮤지컬 톱스타 홍광호와 같은 역인 콰지모도를 맡아 더욱 화제다.
빅토르 위고(1802∼1885)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과 욕망 등 내면의 갈등을 그리는데, 그중 콰지모도는 꼽추에 다리까지 절지만, 가장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다. 지난 2일 공연에서 케이윌은 특유의 애절한 음성으로, 에스메랄다를 향한 마음을 노래했다. 호소력 짙은 음색 자체가 콰지모도에 매우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특히, 마지막 넘버(삽입곡)인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에서 진가가 제대로 발휘됐다. 에스메랄다의 주검 앞에서 흐느껴 울듯 부르는 이 넘버가 끝나자, 공연 내내 숨죽이던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공연이 거듭될수록 입소문이 나, 홍광호 회차와의 관객 수 차도 좁혀지는 추세다.
다만, 개막 초부터 제기된 연기 부족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 상처가 많은 콰지모도 역은 깊이 있는 내면 연기가 필요한데, 케이윌은 아직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한 인상이었다. 8월 21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1544-1555
◇ 휘성이 부활시킨 엘비스 프레슬리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 ‘하운드 독’ ‘원 나이트 위드 유’….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의 대표곡을 모아 만든 올슉업(연출 유병은)에서 휘성은 프레슬리로 변신했다. ‘조로’ 이후 2년 만에 도전하는 두 번째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프레슬리의 데뷔 전 모습을 가상으로 그린다. 지난 1일 휘성은 당대 최고의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프레슬리를 2016년 서울로 소환했다. 음악에 대한 사랑, 남다른 패션 감각, 여인을 향한 열정을 강렬한 춤과 노래, 그리고 조로 때보다 훨씬 나아진 연기로 표현했다. 다소 느끼할 수 있는 프레슬리의 음악을 자신만의 독보적인 창법을 적절히 활용해 해석한 점도 빛났다. 프레슬리의 특색과 휘성만의 개성을 동시에 살린 것.
한때 백댄서로 활동한 그는 턴이 잦은 안무도 무난하게 소화했고, 적절한 애드리브(즉흥연기)를 터뜨리는 여유도 보였다. 이날 일본과 중국 등 유난히 해외 관객이 눈에 띄었는데, 커튼콜 때는 휘성 콘서트라도 되는 듯 팬들의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사랑에 빠져 미치도록 좋은 상태’라는 제목(올슉업)처럼. 8월 28일까지,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02-744-4331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 = 마스트엔터테인먼트·스토리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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