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등 혐의 영장청구 방침
천문학적 액수의 회계사기(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고재호(61·사진)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0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5일 고 전 사장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4일 오전 9시 15분쯤 서울중앙지검 별관으로 들어간 고 전 사장은 5일 오전 5시 5분쯤에야 검찰청을 나섰다. 고 전 사장은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만 밝힌 뒤, 취재진의 ‘혐의를 인정하는가’ ‘회계자료 조작을 지시했는가’ 등 질문에는 입을 닫은 채 서둘러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조사는 5일 오전 1시 전 마무리됐지만 조서 열람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주요 혐의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확보한 진술과 증거로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검찰에 따르면 고 전 사장은 재임 기간인 2012~2014년 5조4000억 원대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장이 특히 연임을 염두에 두고 엄청난 부실 실적을 감추기 위해 이 같은 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경위도 따져 물었다. 조작된 회계 장부를 통해 재무구조가 건실한 것처럼 눈속임한 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해 금융권에 수십조 원의 피해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2013~2014년 임직원에게 2000억 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도 천문학적 액수의 회계사기가 바탕이 됐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고 전 사장 재임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61) 전 부사장으로부터 고 전 사장이 회계사기를 지시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상태(66) 전 사장 재임 기간(2006~2012년)에 이뤄진 수조 원대 회계사기와 관련한 수사도 이어가는 한편, 남 전 사장과 고 전 사장의 개인 경영 비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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