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치료받다 파리서 숨져
“세계 영화사 바꿔놓은 감독”
영화 ‘체리 향기’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란 영화의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4일 프랑스 파리에서 76세로 세상을 떠났다. 가디언은 4일 “암 치료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지난 3월 위암 진단을 받은 뒤 몇 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영화 ‘체리 향기’에 얽힌 이야기로 유명하다. ‘체리 향기’는 자살을 시도하는 한 남자의 하루를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영화인데, 1997년 이란 정부는 자살이 이슬람 경전 코란(꾸란)의 율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영화를 상영 금지 조치했다. 이 때문에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칸 영화제 폐막 3일 전 간신히 작품을 출품했고 영화제 공식 책자에 상영 정보조차 실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해피 투게더’ 등 유명 작품들을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 당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40년 테헤란에서 태어난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테헤란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TV 광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우연한 계기로 1969년 카눈(아동지능 개발연구소)의 영화제작 부서에서 일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훗날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카눈에서 아동 문제를 다루는 영화를 제작하기로 돼 있었는데, 사실 그건 단순히 업무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내게는 그것이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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