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 속도따라 가·감속… 차선 읽으며 코너링… 전후방·평행 주차 ‘척척’
글로벌 고급(프리미엄)차 시장의 절대 강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10세대 ‘더 뉴 E-클래스(E-Class)’가 6월 하순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2009년 9세대 E-클래스 등장 이후 7년 만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다. 1936년 구급차와 경찰차, 상용차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E-클래스의 전신인 ‘170V’가 등장했을 때 이 차가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 짐작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1947년 벤츠 최초의 승용차로 세단 버전이 출시된 이후 올해로 꼭 70년째를 맞는 동안 E-클래스는 말 그대로 ‘고급 세단의 대명사’가 됐다.
시장 반응도 더할 나위 없이 뜨겁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형 E-클래스는 한 달 남짓한 사전계약 기간에 8500여 대라는 기록적인 계약 실적을 올렸다. 대당 가격이 7000만 원을 웃도는 고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히 폭발적 반응이다. 당장 계약해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고 올해 판매량은 독일 본사에서 얼마나 신차를 들여오느냐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속질주하던 수입차 시장이 올 들어 업무용차 과세 강화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신형 E-클래스에는 남의 집 얘기인 셈이다.
남다른 인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는 법이다. 신형 E-클래스는 넓은 차체, 승차감, 연료 효율성 등 기존 모델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차별화된 무기를 들고 나왔다. ‘인텔리전트(intelligent) 드라이빙’이라 명명한 ‘자율주행’ 기술이 그것이다. 벤츠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하는 등 완성차업체 중 가장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했으면서도 그동안 신기술 적용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 행보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신형 E-클래스는 양산차 최초로 미국 네바다주에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해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신형 E-클래스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로는 먼저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 기능과 ‘스티어링 파일럿’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은 최고 시속 210㎞까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앞차의 움직임에 따라 알아서 가·감속하며 차 간 거리를 자동 유지하는 기능이다. 자동 조향장치인 스티어링 파일럿의 경우 곡선 구간에서도 차량이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등을 활용해 스스로 차선을 읽고 달릴 수 있도록 한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교차로에서 달려오는 차나 보행자를 운전자가 알아채지 못할 경우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멈추도록 하는 기능이다. 정차된 차량 등 정지 상태의 장애물이 있을 때 운전자 개입이 없어도 최고 시속 130㎞ 이내에서 차량이 자동으로 멈춰 선다. 주행 시 측면 충돌이 예상되면 최대한 차를 충돌 예상지점에서 멀리 움직여 충격을 줄이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술과 운전자가 전방 보행자나 장애물을 인식해 급히 운전대를 돌릴 경우 차량 역시 방향 전환을 돕는 ‘조향 회피 어시스트’,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 ‘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등도 탑재됐다.
주차 보조 기능인 ‘파킹 파일럿’도 훨씬 진화됐다. 기존에는 평행 주차나 후방 주차를 지원하는 데 그쳤지만, 신형 E-클래스의 경우 전방 주차까지 모든 형태의 주차가 가능해졌다. 주차장에서 스위치를 작동시키고 차를 천천히 움직이면 센서가 알아서 주차 공간을 찾고 스스로 주차한다. 주차한 차를 안전하게 다시 출발시키는 것 역시 똑똑한 차에 맡기면 된다.
신형 E-클래스의 매력은 자율주행 기술만이 아니다. 0.23의 기록적 공기저항계수(㏅)로 연료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세련미를 잃지 않은 외관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계기판부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부)까지 아우르는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3차원 입체지도를 지원한다. 여기에 더해 최고급 가죽과 원목 등 고급 인테리어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신형 E-클래스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 출시된 ‘E 300’ 및 ‘E 300 4매틱’ 모델은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7㎏·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E 300이 ℓ당 10.8㎞, 사륜구동 모델인 E300 4매틱이 10.3㎞다. 출시가격은 E300이 7350만∼7550만 원, E 300 4매틱은 7700만∼8050만 원이다. 디젤 모델인 E 220d는 현재 막바지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연내에 E 350d, E 200, E 400 4매틱, E 220d 4매틱 등이 출시 예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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