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작가는 남자 배우를 다루는 남다른 재주가 있는 작가다.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은 그의 손을 거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소지섭이 그랬고, 비는 ‘상두야 학교가자’와 ‘이 죽일놈의 사랑’을 통해 가수가 아닌 배우로 우뚝 섰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 이전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송중기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김우빈이다.

김우빈의 강점은 ‘남성성’이다. 모델 출신다운 우월한 ‘하드웨어’는 차치하더라도 진지함과 가벼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기력은 동년배 배우들 중 으뜸이다. 여기에 중저음 목소리가 한 몫 거든다. 나무랄 데 없는 발음과 발성으로 깊은 감정 연기를 끌어올릴 줄 안다.

그래서 6일 첫 방송되는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를 통한 이경희 작가와 김우빈의 만남에 더 관심이 쏠린다. 한류스타로서 이미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이경희라는 ‘조련사’를 만나면 또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우빈이 ‘함부로 애틋하게’의 제작발표회에서 “어릴 적부터 이경희 작가의 작품을 즐겨봤기에 시놉시스만 보고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고 밝힌 이유다.

김우빈은 이번 작품에서 안하무인 톱스타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만났다가 헤어진 노을(수지)이 비굴하고 속물적인 다큐멘터리 PD로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그 동안 드라마 속 김우빈의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돼 있었다. 까다롭지만 은근히 좋아하는 여성의 곁을 지키는 모습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함부로 애틋하게’ 속 김우빈은 조금 더 무거워졌다. 종잡을 수 없는 톱스타의 변덕을 연기할 때는 기존 그의 모습을 좋아하는 팬들이 열광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이경희 작가의 ‘매직’이 더해진다. 남자를 더 남자답게, 사랑을 더 애절하게, 아픔을 성장으로 탈바꿈하는 필력으로 김우빈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덧씌운다.

이는 드라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 ‘함부로’와 ‘애틋하게’는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운 단어다. 하지만 다양한 감정을 갖춘 인간에 대입한다면 얼마든지 설명 가능한 표현이다. ‘함부로’ 대하던 누군가가 ‘애틋하게’ 다가올 때의 혼란과 반전, 그 지점 위에 김우빈이 서 있다. 대한민국을 호령한 숱한 남자 배우들이 이경희 작가를 만나서 일군 그것, 이제는 김우빈의 차례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안진용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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