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불출마 선언 뒤 변화
徐측 “주말 지나야 최종 결정”

TK 최경환 대표 땐 영남 분열
후반기 레임덕 방지에 역부족
PK 민심 고려한 정무적 판단

靑은 ‘全大 개입설’ 전면 부인


새누리당 최다선에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이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8·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출마하는 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7일 “청와대가 서 의원에게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 의원이 이에 따라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당초 전대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6일부터 기류가 변하고 있다. 서 의원 측은 이날 “주말을 지나야 최종 입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총선 직후 집권 후반기 ‘레임덕’ 방지를 위해 최 의원을 당 대표로 점찍었지만 최근 다른 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당시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로 불릴 정도로 계파 색채가 강한 데다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최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여권, 특히 영남권의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부산에서 야당에 5석을 내주는 등 고전한 PK(부산·울산·경남) 의원들 사이에서는 “TK 민심에만 편중된 청와대와 친박 행태가 문제”라는 말이 나왔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청와대는 TK와 PK의 분열을 피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서 의원을 적임자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내 ‘뜨거운 감자’였던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것도 PK 민심을 고려한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여권의 관계자는 “서 의원은 최 의원에 비해 계파색이 덜 하고 융통성도 있으며 총선 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20대 국회 들어 국회의장 포기로 ‘맏형 리더십’을 선보인 바 있으며 야권 인사들과도 교류해와 대선을 앞두고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최 의원의 요청에 따라 서 의원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개입설을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그 누구에게도 전대에 나가라 나가지 말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최 의원이든 서 의원이든 출마 여부는 본인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도 통화에서 “청와대가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서 의원의 출마도 내가 요청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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