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인위적인 만남은 없다지만
접촉지점 만들기 고심에 고심
청와대가 오는 8일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의원 전원 초청 오찬과 관련해 이른바 ‘배신의 정치’ 주인공인 유승민(사진) 의원과 박 대통령 간의 그림 설정에 고심하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대화합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유 의원과 간단한 악수와 인사를 나누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특별한 배려는 없다”는 방향으로 선회 중이다.
7일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 내부에서는 유 의원이 속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테이블의 위치와 유 의원의 자리 배치를 놓고 현재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세부 계획을 최종 확정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주요 당직자들과 헤드 테이블에 앉고 나머지 의원들은 상임위원회 별로 자리를 배정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다. 박 대통령은 영빈관 무대 앞쪽 문에서 입·퇴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 테이블에서 무대를 등진 앞자리 의원들만 박 대통령과 직접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재위는 상임위원회 서열 3위로 청와대가 테이블을 가로 순으로 배치하느냐, 세로 순으로 배치하느냐, 또는 ‘지그재그’ 식으로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만남의 가능성이 갈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당·청이 어떻게든 화합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을 높은 지지율 속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하는 참모들 입장에선 박 대통령이 통 크게 유 의원에게 화해의 악수를 권하고 간단히 안부를 묻는 장면을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의 관계설정에 대한 지나친 여론의 관심이 청와대의 선택지를 더 좁게 만들고 있다”면서 “관례와 원칙대로 행사를 치르자는 주장이 더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유 의원은 오찬에 초청된 새누리당 의원 129명 중 한 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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