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수려한 도시 미관 등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동산 투자이민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사진은 송도국제도시 내 센트럴파크 일대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수려한 도시 미관 등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동산 투자이민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사진은 송도국제도시 내 센트럴파크 일대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 시행 7년째… 겉도는 ‘부동산 투자이민제’

투자상품 다양·교육 여건 좋아
1742건중 1733건 ‘쏠림’ 심각

파주·정동진 등 유치실적 제로
外資 끌어올 매력적 상품 없어
지역별 액수 차별 등 검토해야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겉돌고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시행된 지 7년째를 맞도록 제주를 제외하고는 투자유치 실적이 극히 저조하거나 전무하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 제도를 경쟁적으로 지역 부동산에 도입한 결과 유치 실적이 전무한 투자 대상 지역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투자이민 대상지역이 난립하는 바람에 ‘빛 좋은 개살구’ 꼴로 전락한 전국 곳곳의 ‘경제자유구역’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화일보가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현황, 문제점, 향후 해결 방안 등을 긴급 점검해 본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는 법무부가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에 일정액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 자격을 주고 5년 뒤 영주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법무부가 정한 부동산에 일정액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은 투자와 동시에 거주 자격(F-2)을, 투자 후 5년이 지난 후에는 영주권(F-5)을 받을 수 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지난 5월 31일을 기준으로 부동산 투자이민제 관련 기준을 개정 고시하면서 적용 투자 금액을 종전 ‘7억 원 이상’에서 ‘5억 원 이상’으로 낮췄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유치 실적은 제주를 제외하고는 극히 초라하기만 하다. 8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지난 5월까지 국내 10개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 지역의 전체 투자유치 실적은 모두 1742건(1조1927억 원)이며 지역별로는 제주가 1733건(1조1872억 원), 인천 송도국제도시 5건(35억 원),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4건(20억 원) 등이다. 나머지 인천 청라국제도시 등 2곳, 부산 해운대 등 2곳, 전남 여수 경도지구, 경기 파주 통일동산, 강원 정동진 등 7개 지역은 투자유치 실적이 전무하다.

이 가운데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2010년 이후 투자 유치 실적이 전혀 없다가 지난해 미분양 아파트에 한해서 한시적으로 투자이민을 허가하는 바람에 5건의 투자유치 실적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된 탓인지 투자유치는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제주도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중국, 일본 등에서 접근성이 좋은 데다 투자 대상 상품이 다양하고 투자 원금과 함께 수익성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학교 등 교육 여건이 좋고 다양한 의료기관이 있다는 점도 투자 유인의 매력 포인트다. 반면 나머지 대상 지구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투자상품이 다양하지 않은 데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고, 교통과 정주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이민의 대부분은 중국인이 차지한다”며 “중국인 부동산 투자유치 실적이 저조한 것은 아직 콘도, 골프빌리지 등 중국인들이 투자할 만한 개발 상품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파주 통일동산을, 지난 2월 강원 정동진을 각각 투자유치 이민제 대상 지역으로 추가한 데 이어 현재 여수 화양지구의 편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투자유치 이민제 대상 지역이 계속 늘고 있거나 늘어날 기미를 보이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으로 지역 안배가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특성에 맞도록 투자금액에 차별을 두는 등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투자이민제 대상 선정에 정치적인 고려 등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의 관점에서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일부 지자체가 지역 개발을 홍보하거나 촉진할 목적 등으로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 구역 편입을 앞다퉈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 투자유치 대상 지역 확대에 앞서 외국인이 들어와서 살만한 정주 여건을 갖추는 일을 먼저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ysw@munhwa.com·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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