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자 옷이 부럽다. 어깨를 드러낸 오프숄더 블라우스, 티셔츠 아래로 실종되는 짧은 반바지, 단 한 벌로 격식을 차릴 수 있는 원피스. 멋스럽고, 시원하고, 간편해 보인다.
여기에 요즘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와이드 팬츠. 걸을 때마다 펄럭펄럭. 시원한 바람을 몰고 다닌다. 불쾌지수가 한껏 오른 어느 날, 와이드 팬츠를 입고 출근한 여자 동료에게 본능적으로 묻는다. “어디서 샀어?” 남자도 넓은 바지가 입고 싶다.
이를 솔선수범해온 멋쟁이들은 많다. 사진작가 김중만은 트렌드와 상관없이 늘 치마에 가까운 와이드 팬츠를 즐겨 입는다. 다만, 따라 입기엔 버거울 정도로 파격적인 편.
유행을 선도하는 남성 연예인 중에선 조인성과 공유가 와이드 팬츠를 멋스럽게 소화한 바 있다.
상·하의를 블랙으로 통일시키고, 흰 운동화를 매치한 이 차림은 패션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 따라 하기도 쉽다.
◇ 단순한 듯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품이 넉넉한 상의 매치 = 와이드 팬츠와 품이 넉넉한 상의를 매치하면 심플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시원하고 차가운 여름 소재인 리넨셔츠는 와이드 팬츠와 둘도 없는 환상의 짝꿍. 엉덩이를 덮는 살짝 긴 길이의 리넨셔츠를 밖으로 빼내어 입으면 전체적으로 길어 보이는 착시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 스타일은 햇살이 따가운 휴양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긴 소매의 리넨셔츠가 햇살은 막아주고 바람은 솔솔 통하게 한다.
이때 신발은 무엇을 신든, 양말을 신지 않도록 한다. 얼기설기 짠 여름용 니트 스웨터나 박시한 반팔 셔츠도 와이드 팬츠와 잘 어울린다. 단, 소재 자체가 살짝 무거워 보일 수 있으니 너무 길지 않게 입는 게 좋으며 포인트가 될 만한 무늬나 포켓 장식 등이 들어가 있으면 훨씬 멋스럽다.
◇‘롱다리’ 효과 보려거든 타이트한 상의로 = 와이드 팬츠도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뒤꿈치를 덮을 정도로 약간 긴 와이드 팬츠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다. 여기에, 몸에 붙는 타이트한 상의를 매치하면 ‘롱다리’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바지를 골반에 걸치는 스타일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 1990년대 유행했던 힙합바지의 느낌이 나면 곤란하다. 최근 파리 컬렉션에서 공개한 정욱준 디자이너의 ‘준지’는 와이드 팬츠에 블루종 재킷을 매치해 이 ‘넉넉한’ 바지에 편안함과 강렬한 인상까지 심었다.
가을·겨울까지 대세가 될 전망이다. 와이드팬츠는 선글라스, 빅 백 등의 액세서리와도 멋스럽게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신발은 운동화 또는 샌들 등이 잘 어울린다.
◇ 올여름엔 발목 드러낸 크롭트 와이드 팬츠 = 남자도 발목을 드러내자. 지난해까지 테이퍼드 팬츠(아래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바지)가 큰 인기를 누렸다.
동시에, 발목과 발등을 드러내는 스타일이 보편화됐는데, 와이드 팬츠도 이렇게 ‘크롭트(cropped·잘려 나간 듯한 형태)’ 스타일이 많아졌다는 게 올 시즌 두드러진 경향이다.
길이가 짧아지면 다리가 짧아 보일까 걱정되지만, 살짝 발목을 드러내면 오히려 가볍고 시원해 보인다.
크롭트 와이드 팬츠는 끝단의 통이 살짝 좁아지기 때문에 단정해 보여서 출근길에도 어색하지 않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흰 셔츠와 여름용 재킷, 여기에 끈 있는 검정 옥스퍼드화를 매치해 세련된 오피스룩을 완성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 = 앤디앤뎁·드리스반노튼·준지·커스텀멜로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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