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박근혜정부가 날로 심각해지는 북핵 이슈에 정면으로 대결하겠다는 일종의 외교안보적 승부수를 내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강력히 반대해온 중국의 보복과 일부 야당의 비난 공세, 배치 후보 지역의 강력한 반발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외교안보에 대해서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고 무수단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기술을 과시하는 등 핵·미사일 고도화를 이룬 것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국방부의 사드 도입 발표를 앞두고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발표 내용에 대해 극비 보안을 유지했다. 외교안보수석과 국방비서관 등 핵심 인사들은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거나 발표 내용에 절대 함구하는 형식으로 보안을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이처럼 보안에 각별하게 신경을 쓴 것은 사드 도입이 갖는 함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사드 도입을 ‘안보’와 ‘국익’이라는 차원에서 다뤄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고려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오로지 기준은 그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보와 국익을 위해서라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반도 통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공을 들여온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도 의식하지 않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대중 우호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북이 4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및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한 반작용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북한에 대한 제재에 대해 여전히 우방국들에 비해 적극성이 떨어지는 중국에 대한 실망감도 사드 도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사드 도입을 발표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 보장과 함께 ‘한·미 동맹’의 군사력 보호를 배경으로 밝혔다. 사드 도입을 통해 박 대통령은 미국과의 동맹을 확고히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외교 당국자는 “미국·중국·러시아 등과의 긴밀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철저하게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다른 정부 같으면 이런 민감한 사안을 아무 결정도 않고 다음 정부에 그 책임을 넘길 수도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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