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全大 앞두고 ‘진흙탕 폭로전’

추미애, 2004년 盧탄핵 책임
김종인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
“金 회의 온 뒤 분위기 바뀌어
난 원래 처음부터 반대했었다”

金 “16代 일… 난 17代의원”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가 후보등록 전부터 무차별 폭로전이 벌어지는 등 쇄신과 비전 제시 없이 이전투구 양상을 띨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추미애 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책임을 당시 당적도 없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떠넘긴 채 “나는 탄핵을 반대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을 주도한 새천년민주당의 최고위원이었던 추 의원 역시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밝혀져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 16대 때에는 국회의원이 아니었다.

추 의원은 최근 ‘정봉주의 전국구’ 팟캐스트에 출연해 “당시 제가 탄핵 3 불가론을 들고 반대했다. 당에 남아서 탄핵 반대를 얘기하자 저더러 스파이라고까지 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또 “그러나 제가 연소자여서 제 말이 먹혀들지 않았고, 탄핵 발의 후에는 당론인 만큼 어쩔 수 없이 탄핵에 찬성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추 의원과 새천년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설훈 더민주 의원은 8일 통화에서 “추 의원이 반대했던 건 맞지만, 나중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본회의장에 안 들어가면 자동 반대인데, 들어가서 찬성을 해버렸다”며 “동료들의 권유에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추 의원은 그러면서 탄핵 책임을 김 대표에게로 돌렸다. 그는 “탄핵 논의로 시끌벅적했던 당시 2월 하순쯤 당 수뇌부가 모인 밀실회의에 김 대표가 와서 ‘헌법재판관에게 들은 얘기인데, (탄핵이) 충분히 법리적으로 이유 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 후 새천년민주당이 급격히 자신감이 붙어 ‘법리적으로도 자신 있다’는 브리핑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탄핵 추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추 의원의 이런 발언을 전해 듣고 “나는 당시 국회의원도 아니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매우 불쾌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당시 현역 의원이 아니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표결 후 입당해 새천년민주당 추천을 받아 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추 의원의 이러한 발언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를 향한 구애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추 의원은 지난달 12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표창원 의원, 양향자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등을 대동하고, 이들을 가리켜 “문 전 대표에게 희망과 기대를 걸고 오신 분들”이라고 했다. 지난달 전북 전주를 방문했을 때는 “문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얻을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강펀치를 맞고도 1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탄핵을 주도했다는 오명을 안고 당 주류인 친노·친문에 구애를 해야 하다 보니 이런 무리수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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