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하게” 채권형 펀드 투자액 3조이상 늘어
“더 과감하게” 자산가들은 사모·부동산펀드 몰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주식 등 위험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지난 6월 9일 기준금리가 연 1.25%로 0.25%포인트 인하된 지 1개월 동안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등 위험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 자금이 대거 안전자산으로도 이동하는 양 갈래 ‘머니 무브(money move·자금 이동)’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장기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동시에 선호하는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와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총 78조84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하 이후 1개월 동안 오히려 0.02%(215억 원) 줄어든 수치다. 주식형 펀드는 원금을 날릴 수 있어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형 펀드’는 금리 인하 이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총 104조1417억 원으로 금리 인하 시점보다 3.6%(3조5718억 원) 증가했다. 연 1%에도 못 미치는 이자지만 원금은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은행권 정기 예·적금도 같은 기간 2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고액자산가들은 한 푼이라도 더 수익을 끌어올리려고 위험자산에 더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 1억 원 이상으로 투자자가 제한돼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사모펀드 규모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사상 처음 공모펀드를 넘어섰다. 하이일드펀드 등 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순자산 총액은 6월 27일 기준 229조 원으로 공모펀드(228조 원)를 뛰어넘었다. 또 연 4∼8%의 고수익을 제공하는 상업용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가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6월 말 기준 부동산 펀드 규모는 38조9283억 원으로 반년 전인 지난해 말보다 11.4%(3조9897억 원)나 증가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신한·하나·국민·우리·농협)의 6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은 379조3901억 원으로 전월(370조7303억 원)보다 9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함한 단기 부동자금은 저금리 기조에도 지난 4월 사상 최대인 945조 원을 찍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와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동시에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위험 투자도 확대되는 등 투자 심리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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