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불안감 커져
英·伊·獨 은행 등 시총 급감
바클레이즈 41% 증발 ‘최대’
도이치뱅크 부도위험 지수 ↑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은행의 부도 위험이 급등하고 시가총액이 급감하면서 유럽 은행이 위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에 따른 부실채권 급증,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수익 악화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까지 겹치면서 유럽 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탓이다.

11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30대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은 650조 원 넘게 증발했다. 30대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조6732억9000만 달러(약 3093조 원)였으나 8일에는 2조1077억2000만 달러로 줄었다. 6개월여 만에 5655억7000만 달러(21.2%)가 허공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특히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6월 23일 종가 2조3435억7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0.1%가 줄었다.

브렉시트 이후 시총 증발 규모는 바클레이즈가 41.0%로 가장 컸고,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40.9%), 로이즈은행(-36.2%) 등 영국 은행 피해가 컸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크레디트(-31.7%)와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27.6%)도 브렉시트 이후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전 세계 은행 중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고 있고, 도이치뱅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건전성에 의문을 표시할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다.

유럽은행감독청(EBA)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 대출 중 부실대출 비율은 17%로 EU 은행 평균(5.6%)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5%)보다 훨씬 높다. 부실대출 액수는 3600억 유로(약 457조 원)로 2008년 대비 4배나 늘어나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한다.

도이치뱅크는 헤지펀드계 거물 조지 소로스가 브렉시트 투표일에 파운드화 대신 도이치뱅크 주가 하락에 베팅할 정도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IMF는 지난주 발표한 독일 금융부문 안전성 연례보고서에서 도이치뱅크를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금융기관으로 지적했고, Fed는 지난달 29일 33개 대형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도이치뱅크 미국 지점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부도 위험도를 보여주는 도이치뱅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일 254.6bp(1bp=0.01%포인트)까지 올랐다.

도이치뱅크의 CDS 프리미엄은 올해 들어 158.1bp 폭등해 전 세계 주요 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73.3bp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뛰었다. 우니크레디트 CDS 프리미엄은 224.8bp로 올 들어 91.1bp 올랐으며, 브렉시트 이후를 기준으로는 44.3bp 상승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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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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