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강흠 연세대 교수 경영학

정부가 지난 5일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서비스 경제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 서비스 경제 발전 3대 추진 전략으로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의 융합 발전, 서비스 경제의 인프라 혁신, 7대 유망 서비스업 육성을 내걸었는데, 각 부처의 아이디어를 망라하고 있다.

우선,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정부 지원 정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비스산업 고도화를 위해 세제 혜택상의 격차를 해소하고, 서비스업을 통해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며, 산업간 융복합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서비스 경제 인프라 혁신으로 그동안 투자가 부족했던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R&D)의 예산을 늘리고, 규제 개선 및 서비스를 다양화하며, 서비스업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진출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의료·관광·콘텐츠·교육·금융·소프트웨어·물류의 7대 유망 서비스를 육성해 2020년까지 2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서비스산업의 고용 비중을 지금의 70%에서 73%, 부가가치 비중을 지금의 60%에서 6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고용 비중, 부가가치 비중, 1인당 생산성, 고용률 모두에서 주요 선진국에 뒤처져 있다. 그 원인으로는 제조업 중심 지원과 투자 부족 그리고 규제를 들 수 있다. 원격 진료, 약국 외 판매 의약 품목 확대, 관광단지 내 주거시설 모두 규제에 묶여 있다. 정부가 2011년 서비스산업의 체계적 발전과 지원을 위해 추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은 의료 민영화 논란으로 두 번의 자동 폐기와 세 번의 재입법을 거치며 여전히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의사가 반대하고, 약사가 반대하고, 야당이 가세해 서비스산업의 발전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뿐만 아니라 의료법, 은행법, 산악관광진흥법 등 제·개정해야 할 법률이 즐비하다.

국회 통과까지 팔짱 끼고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정부가 우회적으로 서비스 경제 발전 전략을 내놓다 보니 현안들의 핵심은 피해갔다는 인상이다. 지난 정책을 보완하거나 구체적 계획 없이 원론적인 방향만 제시한 것도 있어 획기적인 시도가 아쉽다. 원격의료의 허용 범위나 편의점 판매 의약품 품목 수는 생색만 내는 정도다. 잘나가던 게임산업은 부정적 인식에 따른 규제로 투자와 인력이 위축되는 와중에 중국 등 다른 나라에 경쟁력을 뺏기고 있다. 소형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의 등록제 전환이나 드론 택배, 의학전문대학원 정원 확대는 아예 계획에서 빠졌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 이해 관계자를 설득하는 구체적 방안이라도 내놔야 할 것이다.

서비스업 육성은 필요한 법 개정을 통해 정공법으로 힘차게 밀고 나가야 한다. 국회는 입법권을 독점하고 있으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시급하다는 서비스산업육성기본법 등은 4년 넘게 유보시켜 놓았다. 그러면서도 면세점 규제법을 통과시켜, 면세점 재심사 탈락, 신규점 확대 등으로 우왕좌왕하면서 수천 명의 직원이 해고되는 사이에 일본과 중국의 면세점 사업 확장에 기회를 넘겨주게 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청년의 80%가 취업을 희망하는 서비스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이 절실하다. 정부는 이해관계자와 국회를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국회도 서비스산업 발전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제거해 줘야 한다. 그러잖으면 정부가 내세운 목표는 허언에 그치고 국가 미래가 달린 서비스산업 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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