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정여울 책도 인기

여행 에세이 분야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며 여행서의 지형을 바꾼 시인 이병률의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달)가 지난 10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여행 책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교보문고에 의뢰해 2006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지난 10년간 여행분야 도서의 누적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끌림’이 각각 1, 2위로 집계됐다. 순위는 이같이 나타났지만 사실상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여행 에세이는 ‘끌림’이다.

‘끌림’은 2005년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다가 2010년 도서출판 ‘달’에서 개정판이 출간됐는데 이번 판매량 조사에서는 개정판 출간 이후 결과만 집계됐기 때문이다. 도서출판 달에 따르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이제까지 43만 부, ‘끌림’(개정판)은 22만 부가 판매됐다. ‘끌림’의 경우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돼 대략 30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기에 전체 누적 판매 부수는 50만 부를 쉽게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이병률 시인이 2015년에 내놓은 세 번째 여행 에세이 ‘내 옆에 있는 사람’(달) 역시 지난 10년간 여행 도서 판매 순위에서 8위를 차지해 시인은 2005년 ‘끌림’ 이후 10여 년간 여행 에세이 분야의 최고 필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사에 따르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이제까지 13만 부가량 판매됐다.

‘끌림’은 당시 정보와 가이드북 중심의 여행 책 시장에서 객관적인 정보 나열이 아니라 주관적인 마음에 집중하고, 여행지 설명보다 마음 풍경, 전체 풍경보다는 특정 장면을 포착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여행 에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끌림’과 함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내 옆에 있는 사람’ 모두 여행은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시작과 끝이 없다는 것을 말하듯 목차도 없고, 페이지도 없다. 김지향 달 편집장은 “여행 에세이지만 꼭 여행 에세이로서가 아니라 일반 에세이이자 산문집으로 읽힌다”며 “휴가 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많이 나가지 않고 꾸준히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 이어 2014년 종합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정여울 작가의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홍익출판사)이 3위를 차지했다. 정확하게 여행기라고 규정하긴 어렵지만 여행가 한비야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의 ‘지구밖으로 행군하라’(푸룬숲·2007), ‘아마도 이자람밴드’ 드러머 출신인 김동영의 230일간의 미국 여행기인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달)도 여행책 베스트 10순위에 올렸다. 외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청미래)이 9위에 올랐다. 이들과 함께 ‘클로즈업 오사카’와 ‘클로즈업 홍콩’(에디터)이 각각 4위와 6위에 올라, 오사카(大阪)와 홍콩이 지난 10년간 한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해외 여행지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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