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관련 수백억원대
현실화땐 他기관 줄소송 될수도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민연금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주식운용실은 지난 7일 법무지원실에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 관련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날 “지난주부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소송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전임 CEO가 구속되고, 감사원 감사 결과와 금융감독원의 감리 등 분식회계 의혹이 짙어지는 상황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송 대상과 관련, “대우조선해양은 당연하고, 감사인이었던 회계법인(딜로이트안진)에 대한 소송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연도별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매 현황’을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3년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9.12%(6109억 원)까지 보유했으나 지난해 8월 말까지 0.16%(21억 원)로 줄였다.

특히 매각 과정에서 지난해에만 99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반기보고서를 통해 3조 원대 영업손실을 일순간에 반영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또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감사인이었던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반영된 총 5조5000억 원의 손실 중 2조 원 정도가 2013∼2014년 사업연도에 반영돼야 한다고 털어놨다. 손실을 제때 반영하지 않은 2013년부터 2년간 국민연금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매매에 따른 손실 금액은 355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손실을 제때 반영하지 않은 기간에 재무제표가 왜곡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민연금이 실제 소송에 나선다면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며 “국민연금이 이후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고, 다른 기관투자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 여신을 집행해 손실을 본 시중은행들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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