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일째 농성… 당번제 운영
他단체 활동가 ‘지킴이’ 지원

일각선 ‘시위 직업화’ 비판도


‘농성도 피서 다녀와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며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앞에서 280여 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집회를 ‘대리인’들에게 맡기고 바닷가로 1박2일 피서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직업병 문제의 절박함을 외치면서도 농성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피서를 다녀왔다는 것은 반올림이 요구사항 관철과는 상관없이, 시위 자체가 목적인 ‘전문 시위꾼’이라는 점을 자인한 꼴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반올림’은 이날 자신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바닷가에서 촬영한 사진과 함께 “48시간 동안 농성장을 잘 지켜준 ‘인권재단 사람’ 활동가,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일단 쉬고 농성하자’는 표현도 있다.

이들의 집회는 평소에도 당번제 형태로 운영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올림은 이를 위해 ‘농성장 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단체의 활동가 또는 농성장 지킴이로 불리는 사람들이 돌아가며 대신 자리를 채워준 셈이다. 반올림 소속 활동가들은 며칠 건너 한 번씩 농성장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올림’의 농성이 불법소지가 농후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올림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자리는 건축법상 ‘공개공지’이며 소유주는 삼성이다. 공개공지로 정해진 땅에는 건축법에 따라 적재물을 쌓아둘 수 없으며, 시민들이 오가는 데 거치적거리는 울타리와 같은 물건도 세울 수 없고, 시민 다수가 문화행사를 열더라도 60일을 넘겨선 안 된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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