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2월부터 1.1%로 인상
1년에 716만달러씩 더 챙길 듯
韓서 비자카드 결제 비중 54%
글로벌브랜드 없어 의존도 높아
카드사 대책 못 찾고 ‘속앓이’


비자카드가 국내 카드사에 해외 결제 수수료 상향을 통보한 가운데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한 해 약 716만 달러(약 82억 원)의 추가 수수료 이익을 챙길 것으로 분석됐다. 비자카드가 애초 계획과 달리 중국과 일본은 빼고 국내 카드사만을 대상으로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이 법적 대응 검토에 나섰지만, 맞설 마땅한 명분과 대안을 찾지 못해 ‘속앓이’만 하는 형국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카드 결제 망을 제공하는 비자카드는 오는 12월부터 한국 소비자들의 해외 결제 수수료를 현 1.0%에서 1.1%로 0.1%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 카드 이용 금액(132억6000만 달러)과 비자카드가 해외 카드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올해 1분기 기준 54%)을 고려하면, 비자카드가 한 해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챙길 수 있는 수익은 7160만 달러에 달한다. 비자카드는 이에 0.1%포인트를 올려 716만 달러를 추가로 받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해외 결제 수수료는 전적으로 소비자 부담이다.

한국만 수수료 인상의 ‘표적’이 된 데에는 한국시장에서 비자카드가 갖는 ‘우월적 지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해외 카드 결제에서 가장 많은 5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외국인들의 비자카드 결제 비중이 20.4%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쓰는 마스터카드의 해외 결제 수수료는 1.0%로 알려졌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비자카드는 가장 넓은 해외 결제 망을 갖추고 있고, 한국은 중화권의 유니온페이나 일본의 JBC 같은 자체 글로벌 브랜드가 없어 비자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갑’인 비자카드의 고자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내 8개 카드사는 법무법인을 선임해 비자카드의 일방적 수수료 인상 결정이 국내법에 저촉되는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는 등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비자코리아에 이어 미국 본사에 항의서한 발송 등도 고려하고 있지만 여러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드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경영 판단에 따라 수수료를 올리겠다는데 막을 방법이 없다”며 “법적 대응에 대해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지만 뾰족한 수가 없고 정부가 개입하면 통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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