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이 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코를 만지고 있다.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이 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코를 만지고 있다.
- ③ 전문가 제언 <끝>

북한에게 核은 체제안정 수단
美대선 이전까지 개발 가속화
차기 정부와 대화 시도할 것

한국은 韓美방위능력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 지속 강화 방침

중·러 ‘北제재 공조’ 이탈 변수


북한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배치와 관련해 더욱 노골적인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위협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예측불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대북 압박을 계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경제 파탄, 인권탄압, 1인 세습 독재 통치에 대한 불만이 내부에서 표출될 경우 김정은 체제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지만 국가 안보 사안에서는 통일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다음 날인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5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활발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핵무기’를 체제 안정과 생존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을 빌미로 핵개발 프로그램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3일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반도 사드 배치는 북핵 위협을 방어한다는 이유가 결정적이었고, 북한이 단초를 제공한 것”이라면서도 “역설적이지만 북한은 사드 배치 결정을 계기로 핵·미사일 개발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국방외교 정책은 한마디로 ‘자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약소국 입장에서 생존의 방법이 ‘핵무기 보유’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코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핵포기 의지가 없다고 보고 김 위원장을 인권 유린자로 낙인찍고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북한도 이를 알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 임기 내에 최대한 핵개발을 서두르고 미국의 차기 정부와 대화를 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강행에 대해서 한·미 연합방위 능력을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미 남북교류 협력 중단, 개성공단 폐쇄, 대북 확성기 방송 확대 등의 초강경 대북정책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정책 변경은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끝까지 한·미 동맹을 토대로 강력하게 김정은 체제를 봉쇄·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가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옴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체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북·중 관계를 복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해 한·미 양국이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며 “국가안보의 위기인 만큼 내부 갈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경·인지현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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