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본회의 시작 전 1950년 6월 5일 열린 국내 최초의 금통위 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등진 채 생각에 잠겨 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본회의 시작 전 1950년 6월 5일 열린 국내 최초의 금통위 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등진 채 생각에 잠겨 있다.
“내년 성장률 2%도 위태” 경고

유럽 금융불안·보호무역 확산
교역부진에 신흥국 성장 타격

국내선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소비심리·설비투자 위축 예상

하반기 대내외 ‘악재 지뢰밭’
성장률 전망 더 추락 가능성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대 중반에 머물고 내년에는 2%대 초반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한국 경제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대내외 리스크(위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외 경제 상황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는 주요국들의 성장세 둔화로 글로벌 교역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와 유럽의 은행 불안,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이 새로운 리스크로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상반기에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가 하반기에는 수출과 함께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고용 및 소비 심리 위축세가 예상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은 파장을 예상하기 어려운 또 다른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저유가 지속에 따른 디플레이션(저물가 속 경기침체)도 경기 회복을 위협할 요소다.

14일 경제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하반기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늘어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목표로 한 2%대 후반의 성장률 달성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영국과 EU의 실물경기 충격 및 금융 불안→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글로벌 교역 부진 심화→중국 및 신흥국 성장세 추락 등으로 이어져 내년에 한국 경제의 성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브렉시트는 당장은 크지 않지만 중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의 분열과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중국 경기를 더 악화시켜 우리 경제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구조적인 내수 및 수출 부진 추세와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부진한 경기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경기 호조세도 하반기에는 약해질 것”이라며 “저유가에 따른 가계의 실질 구매력 증대 효과가 하반기에 줄어들고, 브렉시트 후유증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취약산업 구조조정 본격화가 가계의 불안 심리를 높이고 소비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소비 증가가 1%대 후반으로 지난해보다 뒷걸음질 치고, 수출 부진에 따라 설비투자는 지난해 플러스에서 올해 2∼3%대 감소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9월 말 시행되는 김영란법도 소비 위축을 가중시킬 요인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김영란법으로 식당 등 매출 감소가 12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 법 시행으로 자영업의 심각한 불황으로 이어진다면 빚내서 사업하는 자영업자들의 가계부채 위기와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악순환 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디플레이션이 우리 경제에 이미 왔다고 본다”며 “정책 당국이 아직 디플레이션 타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아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윤정아·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

관련기사

김충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