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 확장 지도부 전략보다
정통지지층의 집결 더 중시
한 달 가까운 히말라야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얼굴)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정치’·‘권력’과는 이질적인 단어인 ‘히말라야’·‘산행’에 거는 기대감을 외면했다.
귀국 닷새 만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 등 현안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2012년 대선 패배 후 외연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직접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하는 등 파격 행보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전히 ‘집토끼(고정 지지층)’ 결집을 우선하는 문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스스로를 2012년에 가두고 있다”고 평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 당초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을 의식해 원론적인 반대 입장을 준비했다가 신중론을 펼치는 당 지도부를 배려해 수위를 낮췄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표가 ‘실익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김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패배 후 자서전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선거 승리를 위한 외연 확장을 강조했지만, 실제 최근 행보는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방점이 찍혀 있다.
히말라야 산행을 하던 지난달 24일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직도 작전권을 미군에 맡겨놓고 미군에 의존해야만 하는 약한 군대, 이것이 박근혜정부의 안보 현주소”라며 전시작전권 전환을 주장했다. 네팔 출국 이틀 전인 지난달 11일에는 구의역 사고에 대해 “새누리당 정권이 추구하고 방치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인 점에서 지상의 세월호였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이런 발언들이 나오면 고정 지지층이 결집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오르지만, ‘문재인 비토 정서’도 늘 함께 오른다”고 전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고정지지층 결집을 위한 문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가 오히려 외연 확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6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 문 전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16%로, 더민주 지지율인 23%보다 7%포인트 낮다.
문 전 대표의 확장성이 더민주의 확장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분당 사태로 호남과 중도진보 지지율을 국민의당에 빼앗긴 것이 대권 주자로서 문 전 대표의 잠재력을 더욱 축소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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