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低價지원 못받아 초비상
1990년대 정전사태 재현 우려


저유가에 베네수엘라 경제가 파탄 나면서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지원받아온 동맹국 쿠바 경제도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쿠바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름 등불을 켜고 살았던 1990년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리노 무리요 쿠바 경제장관은 지난주 의회연설에서 “지금 쿠바는 긴박한 경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에너지 소비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해야 한다”며 “정부 투자와 수입도 줄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쿠바 정부는 이미 국영기업과 공공기관에 에너지, 연료 사용량을 50% 줄이라는 내용을 통보한 상태다.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 조치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는 그동안 베네수엘라로부터 적지 않은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특히 베네수엘라로부터 저가에 공급받은 일일 평균 1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가공해서 되팔거나 자체적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쿠바 원유 수요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이다.

1990년대 최대 원조국이었던 소련이 붕괴되면서 쿠바는 에너지 배급제를 시행해야 할 만큼 잦은 정전사태를 겪었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도보나 자전거로 통근하던 옛날 쿠바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당시보단 경제상황이 좋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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