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 남해의 봄날

일본의 유서 깊은 책거리 진보초(神保町)에 위치한 100년 역사의 인문서점 ‘이와나미 북 센터’. 그곳에는 85세의 나이에도 매일 출근하는 진보초의 유명인이 있다. 바로 시바타 신(柴田信) 이와나미 북 센터 대표이다. 그는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진보초 북 페스티벌’을 진두지휘하고, 진보초 2세 경영인들을 독려하며 책방과 책거리의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책은 일본 지성을 대표하는 출판사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의 출발점이 된 진보초의 작은 책방이 격동하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진보초 대표 인문서점으로 성장하기까지 한결같이 서점을 지키며 책과 함께해온 시바타 신의 50년 서점 인생이 담겨 있다. 소상공인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 선생님, 트럭 운전사를 거친 그는 30대 중반에 서점 직원으로 시작해 마침내 서점의 경영자가 된 인물이다. 그 사이 그는 매일 각 책의 판매 부수와 재고 부수를 파악해 매장 운영에 활용하는 지금은 너무나 일상이 된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기도 했다. 그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일본 출판과 서점의 전성기부터 현재의 모습은 물론, 서점의 미래를 고민하며 세계 제일의 책거리 진보초를 지키려는 서점인의 치열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들어 개성 있는 작은 서점들이 잇따라 생기고 있는 한국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다. 하지만 책은 단순한 서점 이야기를 넘어 평생을 책과 함께해온 그의 삶은 세대를 넘어 ‘일’에 대한 철학과 태도, 직업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기고 긴 세월 최선을 다한 장인만이 가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그의 마지막 수업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 아무리 노력해도 사라져 버리는 업종도 있어. 앞으로 서점도 어찌 될 지 모르지. 알 수 없지만, 장사를 하는 이상 어느 정도는 도박일 수밖에 없다고 봐. 문화라든가 인간 지식의 향상에 공헌하는 역할도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질퍽이는 진흙탕도 있지. 하지만 거기서 불현듯 연꽃이 피어나는 순간도 있는 게 장사니까 말이야.”

책은 그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일본 출판 서점 전문 저널리스트 이시바시 다케후미(石橋健史)가 3년간 밀착 취재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이번 한글판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한국과 일본 서점업계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는 저자의 특별 인터뷰가 12페이지 분량으로 게재됐다. “책에는 참 이상한 매력이 있다. 책은 그와 관련된 사람이 자신의 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 이시바시는 이를 자신과 시바타가 공유한 책에 대한 생각이었다고 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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