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법의학 외길’ 서 前원장

25년 동안 묵묵히 법의학자의 길을 걸어온 서중석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그 누구보다 ‘현장’을 중시하는 과학자였다.

서 전 원장은 지난 2012년 국과수 원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국가정보원 직원 자살사건, 중국 선원에 의한 해경 사망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직접 부검하는 등 늘 과학 수사의 최전선에서 열정을 다해 뛰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 전 원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의학 의사는 꾸준히 부검해야 날카로운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며 “특히 국과수는 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일하는 곳인 만큼 항상 전문성과 현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야 수장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과수 원장에서 물러났음에도 현장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했다. 서 전 원장은 “개인적으로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1주일에 하루 정도는 부검에 참여하고 싶고, 하루 정도는 현장 검안도 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런 남다른 열의 덕분일까. 그는 올봄에 아시아·아프리카법과학회(AAAFS·아프스)의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과학 수사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이제는 다른 나라에서 우리 기술을 배우러 오기도 하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제회의를 주최하는 일도 많아졌다”며 “그 덕택에 아프스의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앞선 기술을 외국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 전 원장은 의사로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도 국과수를 택했고, 청춘을 모두 국과수에 바쳤다. 그는 “큰 뜻을 품고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걸어오면서 정의를 지키는 데 미약한 힘이지만 이바지한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나에게는 큰 부(富)다. 정신적인 부도 물질적 재산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 전 원장은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 과학 수사의 최일선에서 뛰어온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특히 원장으로 근무하는 4년 동안 주말도 없이 현장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임무를 잘해준 우리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57년 전남 여수 출생 △중앙대 의학과 졸 △중앙대 의학 석·박사 △중앙대 의대 겸임교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부장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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