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이미지 가리고 흥행카드로
경합주표 얼마나 갖고오나 관건

레이건, 노련한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비슷한 고어 택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가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 데에는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 부통령 후보 지명은 7월 전당대회에서 ‘흥행 카드’이자, 오는 11월 대선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처럼 역대 가장 비호감 후보가 맞붙는 대선에서는 부통령 후보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부통령 지명 기준은 후보에 따라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전통적인 기준은 대선 승패를 가를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표를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느냐다. 남북전쟁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공화당 부통령 후보 36명 중 22명이 전통적 경합주인 인디애나·뉴욕·일리노이·오하이오 출신이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1888년 벤저민 해리슨 제23대 대통령이 이 덕을 본 대표적 사례다. 해리슨 전 대통령은 뉴욕 출신의 리바이 모턴을 부통령으로 지명하면서 뉴욕 대의원 36명을 확보했고, 이 덕분에 전 국민 득표율에서 0.09%포인트 차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전통적 부통령 역할은 많이 희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과 1996년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인 앨 고어의 고향인 테네시주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었지만, 정작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테네시에서 졌다. 각각 2008년, 2012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고향에서 상당한 득표율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 때문에 후보에 따라 기준도 약간씩 변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14일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한 것은 약점을 보완하는 측면이 강하다. 즉, 본인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는 부통령 후보를 원한 셈이다. 실제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부족한 국정운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행정 경험이 많은 노련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딕 체니 부통령 카드를 택했다.

반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자질이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신과 성향이 비슷했던 고어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던 것과 유사하다. CNBC 방송은 “가장 첫 번째 부통령 후보 지명 기준은 대선에서 내놓을 메시지와 얼마나 부합하느냐다”면서 “전국적 각광을 받을 수 있고, 언론을 잘 다룰 수 있으면서도 대선에서 얼마나 득표율 제고를 도울 수 있느냐도 또 다른 기준”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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