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서울 당산동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이 대표에 당선된 7·14 전당대회 2주년 기념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서울 당산동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이 대표에 당선된 7·14 전당대회 2주년 기념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여야 과거 全大지출 보니…

여론조사 1회에 1000만원
全당원에게 문자 수백만원
기탁금 1억·사무실 임대료도

정당법에 비용관련 규정 없어
“신고액보다 1억∼2억 초과”


지난 2011년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원희룡 현 제주지사는 선거비용으로 3억1950만 원을 지출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2012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한명숙 전 대표의 신고 금액은 3억1600만 원이었고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 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신고 금액은 3억803만 원이었다.

15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공식 신고금액만 3억 원을 상회하는 ‘돈 선거’가 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지출되는 돈이나 후보들의 측근들이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돈까지 합치면 실제로 선거에 소요되는 금액은 2∼3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는 가장 큰 원인은 당내 선거의 경우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에 적용되는 선거비용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당내 선거는 정당법의 적용을 받는데 당내 선거 비용에 대한 조항 자체가 없다. 따라서 돈을 무제한 사용해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역대 새누리당 전당대회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서 신고된 액수를 기준으로 보면 원희룡 제주지사가 가장 많은 돈을 썼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4년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서 모두 9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박창달(4219만 원) 후보, 홍문종(9875만 원) 의원을 제외한 후보들 모두 1억 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로 당선된 김무성 전 대표는 1억4980만 원, 2위를 한 서청원 의원은 1억8750만 원을 썼고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1억7079만 원을 썼다고 신고했다.

더민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더민주에서는 박지원 의원과 한명숙 전 대표가 3억 원 이상을 썼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1억 원 이상을 쓴 더민주 경선 출마자는 2010년 경선에서 박주선 의원이 1억1960만 원, 손학규 전 대표가 2억906만 원, 이인영 의원이 1억6763만 원, 정동영 의원이 2억1875만 원, 정세균 의원이 2억7900만 원을 쓴 것으로 신고했다. 2013년 경선에서는 김한길 전 대표가 2억3309만 원, 2015년 경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1억2271만 원을 썼다고 각각 신고했다.

후보들이 신고한 선거비용 내역을 보면 홍보물 제작 및 발송비, 문자메시지 전송비용, 여론조사비, 1억 원 전후인 기탁금, 경선 캠프 사무실 임차료 등이 주요 지출 항목이다.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후보가 되면 수시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당내 인사 상대로만 여론조사를 해도 한번에 1000만 원 정도 들어 여론조사 비용만도 1억 원이 훌쩍 넘는다”며 “여기에다 최근 선거에는 문자메시지를 많이 보내는데 한 번 보내는 데 수백만 원이 들기 때문에 선거비용이 수억 원이 드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음성적으로 드는 인건비 등은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신고액보다 최소 1억∼2억 원은 더 든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당내 선거가 돈 선거로 전락했지만 선관위는 관련법의 미비로 당내 선거비용에 대해 조사조차 못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당내 선거를 규정하는 정당법에는 아직도 당내 선거의 비용에 대한 조사권이 없다”며 “현재 선거비용 제한에 대한 규정이 없고 조사권도 없어 당내 선거 후보자가 제출한 지출 내역을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8월에 각각 열리는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도 선거비용 제한도 안 받고, 선거 비용 지출 내역에 대한 조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0년 더민주 경선에 출마했던 백원우 전 의원은 경선 비용을 ‘0원’으로 제출했으며 같은 해 새누리당 경선에 출마한 조전혁 전 의원은 924만 원, 2015년 더민주 경선에 출마한 박주선 의원은 303만 원을 썼다고 신고하는 등 1000만 원 이하로 경선을 치른 후보도 있었다.

신선종·박세희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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