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은 ‘디 오픈’ 역사상 가장 긴 홀(6번 홀·파5·601야드)과 가장 짧은 홀(8번 홀·파3·123야드)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 가운데 8번 홀은 메이저 대회 파 3홀 중 가장 짧다. 하지만 ‘악마의 홀’로도 불린다. 1860년 초대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에 올랐던 영국의 윌리 파크가 한 잡지와 인터뷰 중 “우표만 한 퍼트 공간이 있다”고 표현하면서부터 ‘우표딱지’ 홀이란 별칭이 붙었다. 그린은 가로로 길게 만들어져 폭이 10m에 불과한 데다 솥뚜껑처럼 생겨 그린에 볼을 올려만 놓아도 강한 바닷바람에 의해 5개의 벙커 안으로 들어간다. 또 바람에 따라 샌드웨지에서 5번 아이언까지 클럽 선택이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홀이다.
제145회 브리티시오픈이 열린 15일 오전(한국시간) 첫날 7번 홀까지 5언더파로 승승장구하던 버바 왓슨(38·미국)은 이 홀에서 티샷이 그린 오른쪽 관 모양의 직사각형 벙커에 들어갔다가 트리플 보기를 했다. 볼이 벽에 붙어 그린 뒤쪽으로 빼내야 했고 러프에서 뒤 땅까지 치며 4온 2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범해 3타를 잃어 순식간에 리더 보더에서 사라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미야자토 아이의 오빠인 미야자토 유사쿠(36·일본)는 이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했고, 비제이 싱(53·피지)은 더블보기를 했다. 매킬로이는 이틀 전 연습라운드 도중 이 벙커에 들어가서 6번 만에 나왔다. 1997년 마스터스에서 12타 차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 우즈(41·미국)도 그 해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했다. 1950년 대회에서는 헤르만 티시스(독일)가 ‘12온 3퍼트’로 15타를 치기까지 했다. 반면 1973년 71세이던 진 사라센은 이곳에서 홀인원을 해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령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 골프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콜린 몽고메리(53·영국)는 “이 홀은 짧아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골프가 장타자들만의 게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수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