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KBS 교향악단 특별 연주회 지휘 모습.
2001년 KBS 교향악단 특별 연주회 지휘 모습.
김인호 무역협회장, ‘협회 70주년 음악회’서 직접 지휘자로

클래식 예찬론자 김인호(사진)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협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지휘자로 ‘깜짝 외도’를 시도한다.

김 회장은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한국무역협회 창립 7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 50여 명과 호흡을 맞춰 차이콥스키의 관현악곡 ‘슬라브 행진곡’을 지휘한다.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정·재계 인사와 무역 종사자 1000여 명이 참석한다.

무역협회 직원 대상으로 진행된 70주년 이벤트 구상 공모에서 선정된 아이디어에 김 회장이 흔쾌히 응하면서 이번 ‘도전’이 성사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01년 KBS가 주최한 신년 특별음악회에서 같은 곡으로 한 차례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그의 도전은 음악의 정신을 경영과 정책에 접목하려 한 특유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경영자와 정책 입안자에게 음악이 갖는 조화와 균형의 힘이 도움이 된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라며 “전문성은 물론 균형 잡힌 판단력, 타인에 대한 이해가 음악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관객 앞에 서는 자리여서 김 회장은 사전에 연습 삼매경에 여념이 없었다고 무역협회 측은 전했다. 지난 6일과 13일 강남심포니와 30분씩 합동연습을 했고, 음악회 당일 오후에는 마지막 리허설도 한다.

14일 무역협회 전직 회장 오찬 간담회, 오는 17일 대통령 몽골 순방 동행 준비 등 빠듯한 일정에도 이동 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튜브 지휘 동영상을 찾아보는 등 열정이 상당하다는 게 협회 직원들의 전언이다.

재계에서 김 회장의 클래식 예찬론은 유명하다.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부친 김영환 목사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성가대 활동을 한 김 회장은 재산 목록 1호로 3000장에 이르는 클래식 음반을 꼽는다. 1970년대 말, 미국 시카고 총영사관 경제담당 영사 시절 1200달러의 월급에도 틈만 나면 희귀 음반을 사 모은 이야기는 지금도 종종 회자된다.

재계 관계자는 “각박한 경영 환경, 고위 공무원의 막말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요즘에 김 회장의 오케스트라 지휘가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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