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팬들 “현아처럼 되고 싶어요”

발리서 12國 30팀 참가 축제
K-팝 스타 위상 곳곳서 확인

“현아(사진)를 잘 안다. 현아처럼 되고 싶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GWK문화공원에서 열린 아시아 가수들의 음악 축제 ‘바이럴 페스트 아시아 2016’을 찾은 인도네시아 여성팬 윈다(27)는 이번 공연의 엔딩을 장식한 K-팝 가수 현아의 무대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오후 6시쯤 시작돼 12시 넘어 끝난 공연의 마지막 10분을 책임진 현아의 노래를 따라 일일이 부른 윈다는 “발리 여자들은 현아처럼 되고 싶어 한다”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후 그를 알게 됐는데 오늘 무대 역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대표 동영상 플랫폼인 ‘웹티비 아시아’ 주최로 열린 이날 공연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필리핀,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에서 온 30여 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돌산을 깎아 만든 인공 절벽으로 둘러싸인 공연장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8000여 명의 관객으로 가득 찼다. 인도네시아의 관광장관까지 참석한 ‘바이럴 페스트 아시아 2016’은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음악, 음식, 전통문화 등이 아우러진 아시아인 전체의 축제였다.

그 중심에는 K-팝 가수들이 있었다. 이번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한 현아의 무대 직전에는 가수 MC몽이 ‘내가 그리웠니’ ‘서커스’ ‘아이스크림’ 등을 부르며 흥을 북돋웠다. 한국의 신인 가수 수란의 무대 때는 그를 몰라 팔짱을 끼고 바라보던 관객들이 막상 노래가 시작되자 어느덧 그의 노래에 흠뻑 젖어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12개국이 참가한 공연이었지만 아시아 시장을 선도하는 K-팝의 위상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외국 가수들이 틈틈이 ‘강남스타일’을 흥얼거리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고 다국적 그룹 아시아핫엔젤스는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췄다. 말레이시아 여성 가수 조이수 추는 대표곡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오빠” 등 한국어 가사를 삽입해 눈길을 끌었다.

무대를 마친 현아는 “아시아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K-팝 가수를 대표해 이 무대에 오르고 피날레 무대까지 맡게 돼 영광이었다”며 “아시아권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발리(인도네시아) =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