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웨이트… 50㎏ 발레리나 5g처럼 들어올려”

잔근육 발달해야 점프 잘해
최대한 많이먹고 운동 열중
발레리나 리프트 가장 부담

발레리나라면 지젤役 탐나
실제 성격은 매우 활발한 편
서포트하는 습관에 늘 배려


연일 들려오는 콩쿠르 입상과 해외 발레단 한국인 무용수의 승급 소식. 세계 무용계에 ‘발레 한류’가 불고 있다. 특히, 김기민(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최영규(네덜란드 국립발레단) 등 발레리노의 선전이 눈에 띈다. 국내에서 발레는 이미 두꺼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데, ‘발레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발레리노의 인기가 높다. 설명 필요 없는 춤 실력에 아이돌 못지않은 외모로 여심을 흔들고 있는 것. 또 50㎏을 5g처럼 번쩍 들어 올린다. 혹자는 “시대가 원하는 이상적인 남성상에 가깝다”고 평했다. 주요 발레단의 ‘발레돌’에게 물었다. 발레리노의 진짜 세계는? 환상과 현실에 대한 솔직한 답을 들어본다.

◇발레리나 몸무게, 발레리노 하기 나름?=“20㎏이 될 수도, 60㎏이 될 수도 있다.” 지난 4월, 13세 연하 박종석과 호흡을 맞췄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발레리노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파드되(2인무)를 출 때, 발레리노의 힘과 기술에 따라 발레리나가 깃털처럼 보일 수도, 혹은 육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 여자 무용수가 오로지 남자 무용수의 두 손을 ‘믿고’ 점프하고, 회전하는 이 ‘발레리나 리프트’를 발레리노들은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강민우는 “점프<턴<리프트 순서로 긴장도가 커진다. 전부 힘들지만 리프트는 자칫 발레리나가 다칠 수도 있고, 호흡이 잘 맞아야 발레가 더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에 솔로 연습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군무진 알렉산드르 세이트카리예브도 턴<점프<리프트 순으로 난이도를 평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재우는 “리프트가 점프보다는 덜, 턴보다는 더 힘을 쓴다”고 했다. 드미솔리스트 허서명은 “몸 상태와 파트너에 따라 리프트에 대한 체감 난이도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발레 하면 근육 생긴다?= 발레에서는 무용수들의 균형 잡히고 우아한 몸, 그 자체도 중요한 요소다. 무용수들은 평균적으로 균형 감각이 뛰어난 편인데, 발레를 통해 이를 더욱 키운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은 “발레는 몸의 중심을 찾아가는 운동”이라고까지 한다. 다만, 발레리노의 매끈한 몸과 탄탄한 잔근육은 발레 덕이 아니다. 타고난 월등한 신체 조건에, 매일매일의 웨이트 트레이닝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최근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발레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수백 시간 발레를 해도 절대 발레리노처럼 될 수 없는 이유다.

이영철은 오전 연습 전에 반드시 따로 운동을 한다. 이재우도 허벅지, 종아리, 등, 배, 가슴, 팔 등 전신에 걸쳐 근육 운동을 한다. 강민우 역시 “179㎝, 66㎏인데 골격이 작고 마른 편이라, 최대한 많이 먹고, 근육량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고 전했다. 즉, 발레리노들은 발레를 더 잘하기 위해, 몸 가꾸기에 열중한다. 근육이 있어야 점프, 턴, 발레리나 리프트에 힘을 쓸 수 있다. 또, 몸이 아름다워야 춤도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탐난다, 발레리나의 그 배역 =‘스파르타쿠스’는 국립발레단의 인기 레퍼토리 중 하나다. 남자 무용수를 주인공으로 해, 박진감과 역동성을 배가시켰다. 많은 발레리노가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발레리나라면 여성스러운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지젤(지젤), 타티아나(오네긴), 줄리엣(로미오와 줄리엣), 오로라(잠자는 숲속의 미녀)처럼 ‘공주’ 역도 있고, 오데트와 오딜(백조의 호수)처럼 상반된 두 개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극적인 역도 있다. 큰 키에, 적당한 근육, 그리고 힘. 여기에 섬세함까지 갖춘 남자들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

이영철은 “발레리노들은 활달한 편인데, 발레리나를 서포트하는 습관이 있어서 배려도 몸에 배어 있다”고 전했다.

◇토슈즈를 안 신는데… = 발레는 본래 남자 귀족들의 사교춤이었다. 토슈즈도 없었다. 여성들이 발레를 추게 되면서 토슈즈가 생겨났는데,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하고, 몸을 더 아름답게 해, 춤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남성 무용수들은 토슈즈를 신지 않는다. 대신 엄지발가락을 중심으로 한 발끝으로 몸을 지탱한다. 강민우는 “발가락 전체에 골고루 힘이 실려야 안정적인데, 대다수 발레리노들이 엄지발가락에 힘을 많이 싣는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발목 부상이 직업병. 여기에 허리, 무릎도 자주 다친다. 간혹 발레리나 리프트로 인해 손목에도 무리가 온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사진 =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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