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석대표 맡았던 커틀러
“효과보면 당시 협상이 최선”


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그 측근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재검토론을 꺼내고 있지만, 한·미 FTA를 주도했던 웬디 커틀러(사진)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소장은 18일 한국과 미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FTA 재협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커틀러 부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 동서센터(East-West Center) 주관 한국 언론인과의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한국의 일부 대선주자들이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양국에서 FTA와 관련해 여전히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며 “그러나 재협상은 가능하지 않고, 다시 협상할 필요도 여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한·미 FTA의 효과를 제대로 살펴보면 당시 협상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FTA 이후 미국의 무역 적자만 커졌다는 일부 미국 내 비판적 여론에 대해서도 “무역 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서가 여러 차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FTA 문제가 아닌 거시적인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커틀러 부소장은 또 “미 국제무역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는 한·미 FTA로 인해 미국이 특정 제품 수출에서 혜택을 봤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앞으로 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서는 연내 미국 의회 통과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이 빠른 시일 내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TPP 서명식 이후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자국 의회 비준에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에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전 처리 의지가 강해 올해 안에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의 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FTA 체결 이후 업그레이드된 내용이 반영된 것이 TPP로, 한·미무역관계는 물론 기존 FTA 체결 10개국과의 무역 협정을 더 견고히 하고 또 FTA 미체결국인 일본, 멕시코와 긍정적인 무역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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