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사무총장 적임자”… 출사표 12명중 6명이 여성
케빈 러드(59·사진) 호주 전 총리가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뒤를 이을 제9대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도전장을 냈다.
18일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러드는 이날 호주 연방정부에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공식 지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이 같은 사실을 현지 스카이뉴스를 통해 전하며 “러드 전 총리가 공식 요청해와 이 문제를 각료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주 노동당도 러드가 유엔 사무총장직에 적임자라며 정부 측에 공식 지지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러드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남겨 “(총선이 막 끝난) 이 시점에서 정부가 다른 우선순위의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존중한다”며 “이는 총리, 외교장관, 그리고 내각 구성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7월 2일 총선에 승리한 자유당-국민당 연합의 맬컴 턴불 총리가 야당인 노동당 출신의 러드를 공식 후보로 지명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턴불 총리는 새 내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러드에 대한 지지 여부를 질문받자 “각료회의에서 논의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현재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는 러드는 호주국립대(ANU)에서 아시아학을 전공했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외교관으로 일한 바 있다. 더구나 사위가 중국인일 정도로 대표적인 친중파 정치인이다. 2007년 9월 시드니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유창한 중국어로 대화를 나눌 만큼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고향인 퀸즐랜드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으며 이후 노동당 대표에 올라 두 차례 호주 총리를 지냈다.
WSJ는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 러드를 유력한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내다봤다.
유엔 사무총장을 선출할 때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중국 관련 문제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러드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외에도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등 현재 유엔 사무총장 후보 12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중 여성 후보가 절반인 6명을 차지해 유엔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새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를 앞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달 21일 첫 후보들에 대한 비공식 여론조사를 실시, 오는 9월이나 10월 중 최종 후보를 총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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